호르무즈 통항 7척, 원유는 하루 600만~800만배럴

| 김미래 기자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 가시적 원자재 선박 수가 하루 7척으로 줄었지만, 원유 흐름은 하루 600만~800만 배럴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추정이 나왔다. 선박 통행량과 배럴 기준 물동량이 엇갈리면서 중동발 공급 위험을 읽는 방식도 복잡해졌다.

로이터는 케이플러(Kpler) 초기 데이터를 토대로 28일 오후 12시15분 한국시간 기준 전날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 가시적 원자재 선박이 7척이었다고 전했다. 하루 전 17척, 10일 평균 15척을 모두 밑돈 수치다.

7척 가운데 2척은 중거리 유조선, 1척은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 1척은 울트라맥스급 선박, 1척은 중형 유조선, 2척은 화학제품 운반선이었다. 이 중 4척은 해협을 빠져나갔고 3척은 들어왔다. 일부 선박은 항해 중 트랜스폰더를 끄기 때문에 집계치는 달라질 수 있다.

하루 단위 선박 통행만 보면 회복세는 약하다. 전날에도 가시적 통과량은 10척으로 직전일 8척보다 늘었지만, 10일 평균 약 15척에는 미치지 못했다. 본지는 앞서 호르무즈 통항이 급감한 뒤 사우디 선적 일부가 재개된 흐름을 보도했다.

다만 원유 물동량은 다른 그림을 보인다. 블룸버그는 화물 흐름을 추적하는 원유 트레이더들의 추정치를 근거로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원유가 하루 600만~800만 배럴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시작하기 전 수준의 약 절반이다.

같은 보도는 걸프 산유국들이 자국 항구와 호르무즈 바깥 해역을 오가는 셔틀 선단을 활용하고, 해협 밖에서 대기하는 다른 유조선에 원유를 넘기는 방식이 늘었다고 전했다. 선박 수가 적어도 한 척이 옮기는 물량, 선박 간 환적, 항로 재배치가 달라지면 배럴 기준 흐름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측정 방식 차이도 크다. 탱커트래커스닷컴(TankerTrackers.com)은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를 기준으로 지난 7일간 호르무즈를 통해 세계 시장으로 나간 원유를 하루 370만 배럴 수준으로 봤다. 트레이더 추정치인 600만~800만 배럴과 차이가 난다.

AIS는 선박 위치와 항로를 송수신하는 자동식별장치다. 선박이 신호를 끄고 이동하는 이른바 다크 트랜짓이 늘수록 공개 신호에 잡히는 교통량은 실제 흐름보다 작게 잡힐 수 있다. 이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 통행은 선박 수, AIS 기반 추정, 트레이더 추정치를 같은 단위처럼 비교하기 어렵다.

유가는 약세를 보였다. 로이터는 28일 오후 3시36분 한국시간 기준 브렌트유 선물이 배럴당 89.10달러로 0.67% 내렸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2.89달러로 0.77% 하락했다고 전했다. 주간 기준으로 브렌트유는 5.3%, WTI는 4.3% 하락 흐름이었다.

ING 애널리스트들은 노트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추가 원유의 신호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걸프 전체 수출을 하루 1,500만~1,600만 배럴로 추정했다. 이는 전쟁 전보다 하루 700만~800만 배럴 적지만, 3월 저점보다는 하루 500만~600만 배럴 많다.

이 수치들은 서로 다른 범주의 지표다. 600만~800만 배럴은 호르무즈 통과 원유 흐름 추정치이고, 370만 배럴은 AIS 기반 추정치이며, 1,500만~1,600만 배럴은 걸프 전체 수출 추정치다. 단위를 섞어 읽으면 통행 정상화 폭을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할 수 있다.

외교 변수도 남아 있다. 로이터는 카타르 총리가 테헤란에서 이란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 항행을 강조했고, 이란이 정상 통행 재개 조건 목록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오만과 해협 통항 회랑을 논의해 왔지만, 미국은 이란과 대화 중이 아니라고 밝혔다.

한국 시장에도 직접적인 연결 고리가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원유와 액화천연가스가 오가는 핵심 병목 수로이고, 중동 원유 흐름은 국제유가와 정유사의 조달 비용, 국내 에너지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본지는 앞서 호르무즈 통항 경로 합의가 전면 재개와는 별개로 추가 조율을 남겼다고 전했다.

위험자산 영향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유가는 달러, 물가, 금리 기대를 거쳐 비트코인(BTC) 등 위험자산 심리와 연결될 수 있지만 이번 수치만으로 가격 영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현재 확인된 것은 보이는 선박 수가 평균을 밑도는 가운데 배럴 기준 원유 흐름은 일부 회복됐다는 점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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