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3200억달러, 잭슨홀 의제로

| 정민석 기자

디지털자산이 올해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의 공식 의제 안으로 들어왔다.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금융, 지급결제 혁신이 통화정책과 은행 시스템에 미칠 영향이 중앙은행 회의에서 다뤄지는 구조가 됐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은 2026년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을 8월 27일부터 29일까지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연다. 올해 주제는 ‘금융 혁신: 결제와 정책에 대한 함의’이며, 케빈 워시(Kevin Warsh)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기조연설은 한국시간 8월 28일 오후 11시에 예정됐다.

올해 의제는 전통적인 금리 논의에 머물지 않는다. 28일에는 ‘금융 혁신과 국제 통화 시스템’, ‘토큰화 금융 혁신’, ‘지급결제 혁신의 국제 경험’이 다뤄지고, 29일에는 ‘금융 혁신과 은행의 미래’, ‘혁신 금융’, ‘중앙은행을 위한 금융 혁신 고려사항’이 이어진다.

본지도 앞서 잭슨홀 공식 의제에 암호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중앙은행 회의가 크립토 행사로 바뀐 것은 아니지만, 디지털자산이 지급결제와 통화정책 논의 안으로 들어온 변화는 뚜렷해졌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번 논의의 핵심 연결고리다. 국제결제은행(BIS)은 6월 23일 연례경제보고서에서 2026년 5월 말 기준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이 약 3200억 달러(약 441조6000억원)라고 밝혔다. 2025년 연간 거래 규모는 약 28조 달러(약 3경8640조원)로 추산했다.

다만 BIS는 같은 보고서에서 동일 주체가 보유한 지갑 사이의 거래를 제외하면 순거래 규모는 훨씬 낮다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이 빠른 결제와 프로그래밍 가능한 지급 수단의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현재 구조가 화폐 신뢰의 기본 조건을 충분히 충족하지 못한다고도 지적했다.

달러 쏠림도 확인됐다. BIS는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의 99.4%가 미국 달러에 연동돼 있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크립토 거래 수단을 넘어 해외 달러 보유, 단기 미국 국채 수요, 은행 예금 흐름과 맞물릴 수 있다는 뜻이다.

스테이블코인은 통상 달러나 국채 같은 준비자산을 바탕으로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된다. 이 때문에 발행 규모가 커지면 준비자산 운용과 단기자금시장, 은행 예금 이동이 함께 논의될 수밖에 없다.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결제 효율뿐 아니라 통화정책 전달 경로와 금융 안정성도 함께 따져야 한다.

연준도 스테이블코인을 통화정책 집행의 변수로 보고 있다. 연준 이사회 연구진은 3월 30일 FEDS Notes에서 2025년 7월 미국 의회가 지급용 스테이블코인 규제 틀을 담은 지니어스법을 통과시켰다고 설명했다. 이 글은 지급용 스테이블코인이 예금, 단기 미국 국채, 연준 계정 잔액 같은 비교적 안전한 자산으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정리했다.

토큰화 금융도 같은 맥락에서 다뤄진다. 토큰화는 예금, 증권, 결제 권리 같은 금융자산을 블록체인 기반 토큰으로 표현하는 방식이다. 거래와 결제의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가 있지만, 법적 권리와 결제 완결성, 감독 기준을 어떻게 맞출지가 함께 남는다.

한국 독자에게도 이 논의는 먼 얘기가 아니다. 원화 시장에서 직접 결정되는 사안은 아니지만,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커질수록 해외 결제와 디지털 달러 접근성, 크립토 거래 인프라가 함께 움직일 수 있다.

비트코인(BTC)과 주요 디지털자산은 여전히 미국 금리와 달러 유동성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본지도 앞서 비트코인 시장이 잭슨홀 심포지엄의 금융 혁신 의제를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잭슨홀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가 아니다. 다만 연준 의장의 발언은 다음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공개 신호로 읽혀 왔다. 올해는 여기에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자산, 즉시결제 같은 금융 인프라 논의가 더해졌다.

디지털자산이 중앙은행 정책 밖의 주변 사안으로만 남기 어려워졌다는 점은 이번 의제에서 확인됐다. 잭슨홀 심포지엄은 29일까지 이어지며, 마지막 날에는 은행의 미래와 중앙은행의 금융 혁신 고려사항이 논의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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