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러 “초기 조건·기대가 금리 효과 바꾼다”

| 김미래 기자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J. Waller)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통화정책의 효과는 금리 수준만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경제의 출발점과 시장 기대가 정책 전달 경로를 바꾼다고 밝혔다.

월러 이사는 7월 6일 연준이 공개한 연설문 ‘Two Thoughts on the Transmission of Monetary Policy’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이 연설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이탈리아은행·유럽중앙은행제도 연구 네트워크 행사에서 발표됐고, 국제결제은행(BIS)도 중앙은행 연설 자료로 게시했다.

월러 이사가 먼저 든 변수는 초기 조건이었다. 그는 2022년 초 미국의 구인 건수가 실업자 수의 2배에 이르렀다고 짚었다. 당시 기업들이 대규모 해고보다 채용 공고 축소로 대응하면서 긴축이 실업률을 크게 밀어 올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과거 평균을 그대로 적용하면 정책 판단이 빗나갈 수 있다고 봤다. 같은 금리 인상이라도 노동시장의 출발점, 충격의 크기, 기업과 가계의 반응 방식이 다르면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달라진다는 취지다. 큰 충격이 행동 변화를 낳으면 정책 전달도 선형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 변수는 포워드 가이던스였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중앙은행이 향후 정책 방향을 미리 알리는 소통 방식이다. 월러 이사는 이 도구가 정책 효과를 앞당길 수 있다며, 2021년 9월 연준이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뒤 실제 첫 인상 전까지 2년물 미 국채 금리가 약 200bp 올랐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가이던스가 지나치게 강하고 경직되면 오히려 정책 전달을 방해할 수 있다고 했다. 2020년 9월 연준이 제시한 금리 인상 조건이 2021년 물가 상승과 실업률 하락 국면에서도 바뀌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금리 인상을 늦추는 요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로이터는 월러 이사가 미국 경제의 핵심 위험을 고물가로 봤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당시 9월 회의까지 금리가 오를 가능성을 반영했고, 7월 금리 인상 확률은 약 4분의 1 수준으로 거론됐다.

월러 이사는 7월 13일 뉴욕 연설에서도 향후 지표가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계속 웃돈다는 점을 보이면 단기적으로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물가가 둔화되는 경우 현재 정책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열어뒀다. 이는 확정된 정책 결정이 아니라 연준 이사 개인의 견해다.

연준의 7월 통화정책보고서도 비슷한 배경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올해 인플레이션이 상승했고 노동시장은 대체로 안정적이라고 적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올해 초부터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연 3.50~3.75%로 유지해 왔다.

이번 연설은 암호화폐나 블록체인을 직접 다루지 않았다. 한국 크립토 투자자가 확인할 지점은 금리 경로와 달러 유동성, 리스크자산 할인율로 이어지는 간접 경로다. 금리와 유가가 밸류에이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본지 기존 보도와도 연결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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