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일 이하 국채에 쏠린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 최윤서 기자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이 미국 국채 수요를 키우더라도 효과는 단기물에 집중된다. 잔존만기 93일 이하 국채와 현금성 자산을 중심으로 준비금을 쌓는 구조여서 10년물·30년물 장기채 조달 부담을 직접 덜어주는 통로는 아니다.

미국 재무부 차입자문위원회(TBAC)는 지니어스법(GENIUS Act) 체계에서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이 현금, 예금, 레포, 잔존만기 93일 이하 국채 등으로 1대1 준비금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증가가 단기 국채 수요를 만들 수 있지만 예금이나 머니마켓펀드에서 옮겨오는 자금이라면 순수한 신규 수요로만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지니어스법은 달러 연동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준비자산 규율 안에 넣는 법이다.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2월 25일 이행 규정안을 냈고, 준비자산·상환·리스크관리·감사·감독 등을 규정 항목으로 올렸다. 법의 적용 시점은 2025년 7월 18일로부터 18개월 뒤 또는 최종 규정 후 120일 중 더 빠른 시점으로 제시돼 현재는 최종 규정 전 단계다.

핵심은 만기다. 준비자산 규칙이 짧은 만기 자산에 맞춰지면 스테이블코인 성장은 국채 시장의 앞단, 즉 단기국채(T-bill) 수요와 연결된다. 반대로 10년물과 30년물 같은 장기채를 직접 사들이는 채널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단기국채는 만기가 짧고 유동성이 높아 현금성 자산처럼 쓰인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고객 상환에 대비해야 하므로 가격 변동이 큰 장기채보다 만기가 짧고 현금화가 쉬운 자산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스테이블코인과 단기 국채 수요의 연결은 국내 투자자에게도 달러 유동성을 읽는 지표가 된다.

국제결제은행(BIS)은 2021년 1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서 35억 달러(약 4조8230억원)의 스테이블코인 유입이 3개월물 국채 수익률을 즉시 0.71bp 낮춘다고 밝혔다. 10일 안에는 약 4bp, 13일 시점에는 약 5bp까지 낮추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효과는 단기 국채에 집중됐고 더 긴 만기로의 전이는 제한적이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미국 국채 수요’라는 단순한 구도보다 ‘어느 만기 국채를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스테이블코인이 커질수록 단기물 시장의 수급에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장기물 금리와 장기채 유동성은 별도의 시장 압력을 받는다.

미국 재무부의 장기채 대응도 별도 장치로 움직인다. 재무부는 8월 19일 10년~20년물, 20년~30년물 명목 쿠폰채 유동성 지원 바이백 규모를 회당 20억 달러(약 2조7560억원)에서 최소 40억 달러(약 5조5120억원)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적용 기간은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다.

바이백은 재무부가 이미 발행된 국채를 되사 거래 유동성을 보강하는 운영이다. 이번 조치는 오래된 장기 쿠폰채의 거래 여건을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이 단기물 수요를 만드는 구조와는 정책 목적과 작동 경로가 다르다.

차환 부담도 남아 있다. 재무부는 8월 5일 분기 차환 성명에서 8월 15일 만기 민간 보유 국채 약 963억 달러(약 132조7014억원)를 차환하기 위해 1250억 달러(약 172조2500억원)의 국채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새 현금 약 287억 달러(약 39조5486억원)를 조달한다.

발행 종목은 3년물 580억 달러(약 79조9240억원), 10년물 420억 달러(약 57조8760억원), 30년물 250억 달러(약 34조4500억원)였다. 단기자금 수요와 별개로 중장기 만기 구간에서 재무부가 계속 시장 소화를 확인해야 하는 구조다.

서클(Circle)의 유에스디코인(USDC) 준비금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서클은 8월 27일 기준 유에스디코인이 3개월 미만 국채, 오버나이트 역레포, 현금성 예금으로 뒷받침된다고 공개했다. 같은 날 유통 중인 유에스디코인 규모는 737억 달러(약 101조5586억원)였다.

7월 31일 회계검사 보고서에서도 유에스디코인 유통량은 718억2645만3410달러, 준비자산 공정가치는 719억410만1332달러로 제시됐다. 준비자산에는 미국 국채 71억7908만57달러, 미국 국채 환매조건부채권 527억2300만 달러, 별도 계정 현금 106억741만596달러가 포함됐다.

정책 당국의 기대와 연구기관의 분석은 결이 다르다. 재무부 차입자문위원회는 스테이블코인이 단기물 수요를 보강할 수 있다고 보지만, BIS 연구는 효과가 3개월물 같은 앞단에 주로 머문다고 분석했다. 정책적으로는 국채 수요 확대 기대가 있지만 실제 전이 범위는 좁다는 평가다.

장기금리는 여전히 별도 부담으로 남아 있다. 미국 재무부 일일 수익률표에서 8월 28일 기준 10년물은 4.73%, 20년물은 5.21%, 30년물은 5.22%였다. 스테이블코인은 단기 국채 수요를 보강할 수 있지만 장기채 금리와 장기물 유동성은 재무부 바이백과 차환 발행, 시장 금리 환경을 따로 봐야 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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