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가 미국 주식 대비 50여 년 만의 낮은 평가 구간에 머물고 있다는 월가 분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투자, 지정학 리스크, 장기 투자 부족이 맞물리며 실물 자산의 공급 제약 논리가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제로헤지(ZeroHedge)는 크리스토퍼 라페미나(Christopher LaFemina) 제프리스(Jefferies) 글로벌 금속·광업 리서치 책임자가 고객 메모에서 S&P GSCI와 S&P 500의 상대 비율을 비교했다고 전했다. 라페미나는 이 비율이 50년 이상 기간의 저점 부근에 있으며, 비슷한 저점은 1970년대 초와 닷컴 버블 전후에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S&P GSCI는 에너지, 산업금속, 농산물, 축산물, 귀금속을 포함하는 대표 원자재 지수다. S&P 500은 미국 대표 상장기업 500곳을 담은 주가지수로, 두 지수의 비율은 원자재가 주식 대비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보는 상대 지표로 쓰인다.
이번 분석의 초점은 원자재 가격의 절대 수준보다 자산 간 상대 위치에 있다. 미국 주식시장이 AI 관련 대형주와 일부 메모리 종목에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사이, 원자재는 장기간 주식 대비 낮은 평가를 받아 왔다는 것이다.
과거 이 비율이 낮은 구간에서 돌아섰던 시기에는 원자재가 주식보다 강한 흐름을 보인 사례가 있었다. 1970년대 오일 쇼크와 인플레이션, 걸프전, 2008년 유가 급등기는 원자재 가격과 공급 충격이 금융시장 전반으로 번졌던 국면으로 거론된다.
다만 과거의 평균 회귀가 곧바로 같은 경로를 반복한다는 뜻은 아니다. 원자재 가격은 경기, 달러, 금리, 재고, 운송, 정책 변수에 동시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단일 지표만으로 방향을 단정하기 어렵다.
공급 부족 논리는 산업금속과 에너지 원료에서 먼저 제기되고 있다. 제로헤지는 구리가 런던에서 톤당 1만4000달러(약 1925만원)를 웃돌고, 우라늄이 파운드당 90달러(약 12만원)를 다시 넘어섰다고 전했다.
텅스텐도 톤당 3000달러(약 413만원)를 웃돈 것으로 언급됐다. 구리와 텅스텐, 우라늄은 전력망, 방산, 원전, 데이터센터와 맞물리는 원자재로 분류된다.
AI 투자 확대는 원자재 수요 논리의 중심에 있다. 대형 기술기업의 데이터센터 증설은 전력망, 냉각 설비, 반도체 장비, 전력 공급원을 동시에 필요로 하고, 이 과정에서 구리와 에너지 원료 수요가 함께 거론된다.
본지는 앞서 AI 설비투자 확대와 주도주 논쟁이 다시 커졌다는 분석을 전한 바 있다. 당시 주요 기술기업의 설비투자 확대와 공급 제약 언급은 AI 인프라 경쟁이 단순한 소프트웨어 경쟁을 넘어섰다는 점을 보여줬다.
지정학 리스크도 원자재 가격을 흔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공급망 분절과 수출 통제, 에너지 운송 경로의 불안은 원자재 시장에서 재고 확보 수요를 키우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 투자자에게도 이 흐름은 단순한 해외 원자재 가격 문제가 아니다. AI 설비투자 확대는 반도체와 전력 인프라뿐 아니라 구리, 우라늄, 에너지 비용으로 이어지고, 원자재 가격은 물가와 금리, 달러 흐름을 통해 위험자산 가격 변동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비트코인(BTC)도 이 논의의 주변부에 놓여 있다. 금과 BTC가 하드에셋 논의에서 함께 언급되지만, 원자재 상대 저평가가 BTC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원자재와 BTC는 공급 구조와 수요 기반이 다르다. 원자재는 산업 수요와 물리적 재고, 운송 제약에 민감하고, BTC는 네트워크 수급과 유동성, 규제, 투자 심리에 더 크게 움직인다.
이번 논쟁의 핵심은 낮아진 상대 비율이 실제 자금 이동으로 이어질지다. 확인된 흐름은 원자재가 미국 주식 대비 역사적 저평가 구간에 있다는 분석과 구리·우라늄 등 일부 품목의 공급 제약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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