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370원대로 내려오면서 은행 창구의 달러보험 판매가 다시 늘었다. 4대 은행 판매액은 8월 27일 기준 1,663억원으로, 올해 월간 최고치에 가까워졌다.
연합인포맥스는 금융권 집계를 인용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에서 판매된 달러보험 규모가 8월 27일 기준 1,663억원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판매액은 1월 약 1,77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2월 1,609억원을 기록한 뒤 5월 424억원까지 줄었다.
8월 판매액은 1월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5월 저점과 비교하면 회복 폭이 뚜렷하다. 고환율 국면에서 줄었던 가입 수요가 환율 하락 이후 다시 은행 창구로 돌아온 흐름이다.
판매 회복의 직접 배경은 환율 하락이다. 원·달러 환율은 6월 장중 1,561.50원까지 올랐다가 7월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8월에는 월초 1,429.50원에서 28일 장중 1,371.00원까지 낮아졌다.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 환율 데이터도 28일 원·달러 환율 저가를 1,370.79원으로 제시했다.
본지는 앞서 달러·원 환율이 두 달도 안 돼 180원 넘게 내려가면서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전략이 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환율 하락은 수출기업에는 원화 환산액 축소로 작용하지만, 달러 표시 보험료를 내야 하는 가입자에게는 초기 부담을 낮추는 요인이 된다.
달러보험은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 수령이 모두 달러로 이뤄지는 상품이다. 메트라이프생명(MetLife), AIA생명(AIA), 신한라이프, KB라이프 등이 취급한다.
외화 자산을 보유하는 효과가 있지만 달러 표시라는 점을 제외하면 기본 구조는 일반 보험상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입자는 보장 내용, 보험기간, 해지환급 구조를 일반 보험처럼 따져야 한다.
차이는 환율이 가입자 부담과 수령액을 바꾼다는 점이다. 원화로 보험료를 마련하는 가입자는 환율이 오르면 같은 달러 보험료를 내기 위해 더 많은 원화를 부담해야 한다.
반대로 환율이 내려가면 가입 시점의 원화 부담은 줄어든다. 최근 판매 증가도 이 지점에서 설명된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달러보험에 대한 소비자 주의를 발령했다. 달러보험이 환율 변동에 따라 납입 보험료나 보험금, 환급금 규모가 달라질 수 있는 상품이라고 안내했다.
금융당국은 해외 시장금리 하락 시 보험금과 환급금이 줄 수 있고, 중도해지 때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제시했다. 환율 하락기에 가입 부담이 낮아질 수 있어도 이후 환율과 금리 변화가 실제 수익과 손실을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환율 하락으로 가입 부담이 완화되고 이율 상승에 따른 수익 기대도 높아지면서 가입 의향이 재차 늘어났다”고 말했다. 판매 창구에서는 환율과 적용이율이 동시에 가입 판단에 영향을 주는 구조다.
달러보험 판매 증가는 환율 흐름에 민감한 금융상품 수요가 다시 움직였다는 신호다. 다만 금융당국이 소비자경보를 낸 상품인 만큼 판매 증가가 곧 투자 적합성을 뜻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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