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8월 한 달 내내 갤런당 4달러(약 5472원)를 웃돌았다.
31일 현지 기준 미국 보통 휘발유 전국 평균 가격은 갤런당 4.08달러(약 5581원)로 집계됐다. 미국자동차협회(AAA) 자료를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서 확인된 수치다.
미국의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8월 한 달 내내 갤런당 4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8월 휘발유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였던 2022년 8월의 종전 기록도 넘어섰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미국자동차협회는 최근 보도자료에서 "이 시기에는 일반적으로 휘발유 수요가 감소하는 추세지만, 원유 가격 상승이 전국 평균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밝혔다. 여름철 막바지 수요 둔화에도 원유 가격 부담이 소매 휘발유 가격에 반영됐다는 뜻이다.
휘발유는 미국 가계가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생활비 항목 중 하나다. 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면 출퇴근과 여행 비용뿐 아니라 소비 여력 전반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이번 가격 흐름은 단순한 미국 주유소 가격 문제가 아니다. 에너지 가격은 운송비와 정제유 가격, 소비자물가 경로를 거쳐 금리 기대와 위험자산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교전 재개도 유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미군은 전날 호르무즈 해협 내 이란 라라크섬의 로켓 발사대 2곳을 공습했고, 이란도 요르단과 아랍에미리트(UAE) 내 미군 기지를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가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이란 최대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을 위협하는 글을 올렸다. 중동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에도 긴장이 반영됐다.
미 동부시간 정오께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2.17달러(2.46%) 오른 90.27달러(약 12만3489원)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06달러(2.47%) 상승한 85.46달러(약 11만6910원)였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항로다. 통항 불안이 커지면 원유와 정유제품 가격에 곧바로 반영될 수 있어 휘발유 가격을 보는 시장의 민감도도 높아진다.
미국 휘발유값은 8월 29일까지도 갤런당 4달러 선을 웃돌며 이미 고유가 부담을 드러냈다. 당시 미국자동차협회는 8월 들어 전국 평균 가격이 하루도 빠짐없이 4달러를 넘었다고 밝혔다.
31일 집계가 더해지면서 이 흐름은 8월 전체 기록으로 굳어졌다. 8월 말까지 가격이 4달러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면서 올해 8월은 미국 휘발유 가격 통계에서 이례적인 고가 구간으로 남게 됐다.
한국 독자에게는 유가 자체보다 정제유 가격과 물류비가 더 직접적인 변수다. 디젤과 휘발유 가격 상승은 해운·항공·육상 운송비, 제조 원가, 소비자물가 판단과 맞물려 국내 물가 환경에도 간접 영향을 줄 수 있다.
가상자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단정하기 어렵다. 휘발유 가격은 물가와 소비 여력에는 직접 영향을 주지만, 비트코인(BTC) 등 위험자산 가격은 금리, 유동성, 달러 흐름, 지정학 뉴스가 함께 작용한다.
이번 수치는 미국 물가 부담을 확인하는 생활비 지표로 읽힌다. 시장은 중동 긴장과 원유 가격 흐름이 미국 소매 에너지 가격에 얼마나 더 반영될지를 지켜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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