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일 국채 제한, 스테이블코인은 장기채 해법 아니다

| 최윤서 기자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단기 국채의 새 수요처로 커지고 있지만 10~30년 장기채 수급 문제를 떠받칠 자금으로 보기는 어렵다. 준비자산으로 인정되는 국채 만기가 93일 이하로 제한돼 장기채 바이백 확대와 직접 맞물리지 않는다.

미국 법전상 지니어스(GENIUS)법은 결제용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발행액을 1대1로 뒷받침하는 준비자산을 보유하도록 규정한다. 준비자산에는 현금, 요구불예금, 만기 93일 이하 미국 국채, 단기 국채 담보 환매조건부채권 등이 포함된다.

이 구조에서는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이 늘수록 단기 국채와 관련 금융상품 수요가 함께 늘 수 있다. 테더(USDT)와 유에스디코인(USDC) 같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준비금을 운용할 때 짧은 만기의 고유동성 자산을 중심에 두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화폐 가치에 맞춰 설계된 디지털 자산이다. 통상 결제와 보관 기능을 위해 쓰이며, 발행사는 상환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현금성 자산과 단기 국채를 준비금으로 둔다.

서클(Circle)은 7월 말 기준 USDC 준비자산이 미국 국채 담보 오버나이트 환매조건부채권과 미국 국채 등으로 구성됐다고 공개했다. 회사는 준비금이 USDC 보유자를 위해 별도 관리되며 일부 국채와 환매조건부채권은 블랙록(BlackRock)이 운용하는 서클 리저브 펀드를 통해 보유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결제은행(BIS)은 2025년 5월 워킹페이퍼에서 35억 달러(약 4조7880억원) 규모의 스테이블코인 자금 유입이 미국 3개월물 국채 금리를 즉시 0.71bp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보고서는 13일 뒤 하락 폭이 약 5bp까지 커질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 효과는 단기 국채에 집중됐다. BIS 분석에서도 장기물로 번지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제시됐고, 이는 준비자산 자체가 짧은 만기 국채와 현금성 상품에 묶여 있는 구조와 맞닿아 있다.

문제는 미국 재무부가 지금 손보려는 구간이 단기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재무부는 8월 19일 발표문에서 10~20년물과 20~30년물 명목 국채의 유동성 지원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대 20억 달러에서 최소 40억 달러(약 5조4720억원)로 늘린다고 밝혔다.

새 기준은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적용된다. 같은 기간 장기채 바이백 한도가 7차례 적용되면 전체 매입 가능 규모는 최소 280억 달러(약 38조3040억원)가 된다.

재무부의 바이백은 기존 장기 국채를 유통시장에서 사들여 특정 만기 구간의 거래 유동성을 보강하는 조치다. 정부 부채를 줄이는 정책은 아니며, 재무부 FAQ도 실제 매입액이 발표된 최대 한도보다 적을 수 있고 경우에 따라 매입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시장은 이미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국채 수요를 보완할 수 있다는 기대와 한계를 함께 따져 왔다. 발행사가 준비자산으로 단기 국채를 보유하면 단기 자금시장에는 수요 기반이 넓어질 수 있지만, 장기채 최종 수요를 대신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장기채 쪽의 부담은 별도 변수로 움직인다. 장기금리는 재정적자, 국채 발행 부담, 인플레이션 기대,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경로를 함께 반영하고, 투자자는 만기가 길수록 더 큰 금리 위험을 떠안는다.

크립토 시장과의 연결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같은 위험자산은 달러 유동성과 장기금리 흐름의 영향을 받지만, 스테이블코인 공급 증가만으로 가격 방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결국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단기 국채 시장의 수요 기반을 넓히는 요인이다. 장기채 금리와 유동성 문제는 재무부 바이백, 국채 발행 부담, 장기물 최종 수요가 따로 결정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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