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10년물 4.79%, 장기 국채 흡수 부담 커졌다

| 이준한 기자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5% 안팎에 머물면서 장기물을 누가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가 거시경제와 비트코인(BTC) 시장의 공통 변수로 떠올랐다. 수요가 무너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외국인 보유액 감소와 대형 장기 투자자의 비중 축소 권고가 같은 시기에 확인됐다.

미 연방준비제도 H.15에 따르면, 9월 3일 기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79%였다. 20년물과 30년물은 각각 5.27%로 집계됐다. 장기물 금리 상승은 미국 정부의 차입 비용을 높이고, 무이자 위험자산인 BTC의 상대 매력을 낮출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 재무부는 8월 19일 장기 명목 국채 유동성 지원 환매 규모를 회당 최소 4억 달러(약 5428억원)로 늘린다고 밝혔다. 변경된 한도는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적용된다. 재무부는 장기 구간에서 시장 유동성을 보강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국채 환매는 정부가 이미 발행한 국채를 시장에서 다시 사들이는 시장 운영 수단이다. 총부채를 줄이는 재정 긴축이나 중앙은행식 자산 매입과는 성격이 다르다. 특정 만기 구간의 거래 부담을 낮춰 시장 기능을 보완하는 장치에 가깝다.

이 때문에 환매 확대를 곧바로 국채 수요 회복으로 읽기는 어렵다. 미 재무부는 7~9월 민간 보유 순시장성 차입 규모를 7390억 달러(약 1003조원)로 예상했다. 새 국채 발행을 받아낼 투자자 기반이 계속 필요하다는 뜻이다.

공식 대외자금 통계는 엇갈린 신호를 냈다. 미 재무부의 6월 월간 국제자본통계(TIC)에서 외국인은 장기 미국 증권을 2071억 달러(약 281조원) 순매수했다. 민간 외국인 투자자는 1698억 달러(약 230조원), 해외 공식기관은 373억 달러(약 51조원)를 순매수했다.

같은 달 외국인의 단기 재무부채권 보유는 290억 달러(약 4조원) 줄었다. 장기 증권 순매수는 강했지만, 단기물 쪽에서는 보유 축소가 함께 나타난 셈이다. 수요의 방향을 한 문장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보유액 기준으로는 감소가 확인됐다. 로이터는 외국인의 미 국채 보유액이 6월 9조2990억 달러(약 1경2629조원)로 전월 9조3710억 달러(약 1경2727조원)에서 줄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1조1160억 달러(약 1514조원), 영국은 9399억 달러(약 1275조원), 중국은 6334억 달러(약 860조원)로 낮아졌다.

다만 TIC의 국가별 보유 통계는 보관기관 기준이다. 국채를 실제로 보유한 최종 투자자가 어느 나라인지 완전히 보여주지는 않는다. 국가별 보유액 감소를 실수요 붕괴로 바로 연결하면 과장될 수 있다.

장기 투자자 쪽에서도 재배분 움직임이 나왔다. 노르웨이 국부펀드 운용사 노르웨이뱅크투자운용(NBIM)은 9월 1일 노르웨이 재무부에 보낸 서한에서 채권지수 내 정부채 비중을 70%에서 50%로 낮추자고 권고했다. NBIM은 정부채 비중 50%가 금융시장 불안기에도 유동성 수요를 충족하기에 충분하다고 봤다.

로이터 계산으로는 이 제안이 약 2150억 달러(약 292조원) 규모의 미 국채 보유분 중 약 800억 달러(약 109조원)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이는 확정된 매각이 아니라 권고안이다. 실제 변경은 노르웨이 정부 판단 이후 점진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재정 부담도 장기금리 논쟁의 배경이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2026 회계연도 연방 적자를 1조9000억 달러(약 2578조원), 순이자 비용을 1조 달러(약 1357조원) 이상으로 전망했다.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면 재무부 조달 부담은 커지고, 민간 채권과 국채가 같은 자금을 두고 경쟁하는 압력도 강해진다.

시장에서는 공급 부담과 유동성 보강 효과를 함께 보는 흐름이 이어졌다. 미국 재무부의 장기 국채 환매 확대에도 장기금리와 달러 불안이 이어졌다는 본지 보도처럼, 환매 확대는 장기물 시장의 기능을 보완하는 조치이지 재정 부담 자체를 없애는 해법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크립토 시장의 해석도 갈렸다. 코인데스크는 8월 재무부 환매 확대 직후 BTC가 며칠 사이 약 25% 올랐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장기금리가 물러나자 BTC가 8만 달러 선을 회복했다고 보도했다. 반대로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이 위험자산을 압박한다는 시각도 공개 시장 코멘트에서 함께 제기됐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미국 장기금리는 간접 변수다. 장기물 금리 변화는 달러 유동성, 환율, 위험자산 선호를 통해 국내 주식과 가상자산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장기금리가 원화채 금리와 달러-원 환율, 위험자산 선호에 영향을 준다는 본지 보도도 같은 경로를 짚었다.

이번 흐름은 '미 국채 수요 붕괴'보다 '장기물 흡수 구조의 재가격'에 가깝다. 공식 순매수는 여전히 강했지만, 보유액 감소와 일부 대형 장기 투자자의 비중 축소 권고가 동시에 나왔다. 확인된 다음 일정은 9월 9일 장기물 국채 환매 확대 시행과 11월 4일 다음 분기 차환 발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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