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스테이블코인을 현지 통화로 직접 살 수 있는 거래 구조가 외환시장 충격을 키울 수 있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브라질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수요 충격 뒤 헤알화 가치가 달러 대비 약 0.12% 낮아지는 흐름이 확인됐다.
한국은행은 3일 공개한 ‘Stablecoin–FX Linkages: Evidence from Fiat–Stablecoin Pair Listings on a Global Exchange’에서 글로벌 거래소의 법정통화·달러 스테이블코인 거래쌍 상장이 스테이블코인 시장과 외환시장의 연결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김지현(Jihyun Kim)·조상흠(Sangheum Cho) 한국은행 국제국 연구진이 작성했다.
분석의 핵심은 거래 구조다. 투자자가 자국 통화로 테더(USDT)나 유에스디코인(USDC) 같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사면, 거래 상대방인 글로벌 중개기관은 받은 현지 통화 포지션을 외환시장에서 조정할 유인이 생긴다.
이 과정에서 현지 통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거래가 발생하면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실제 달러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 가상자산 시장 내부의 매수 압력이 외환시장으로 넘어가는 통로가 생기는 셈이다.
한국은행은 바이낸스가 특정 법정통화와 달러 스테이블코인 거래쌍을 도입한 사례를 분석했다. 거래쌍 도입 뒤 달러 스테이블코인 프리미엄은 현물 환율에 더 가까워졌고, 현지 시장 프리미엄이 바이낸스보다 높을 때 스테이블코인이 바이낸스에서 현지 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확인됐다.
스테이블코인 프리미엄은 같은 달러 가치를 가진 자산이 현물환율 기준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정도를 뜻한다. 직접 거래쌍이 없으면 수요 증가는 주로 프리미엄 상승으로 반영되지만, 직접 거래쌍이 열리면 중개자의 외환시장 거래를 거쳐 환율과 연결될 수 있다.
브라질은 이 경로가 작동한 사례로 제시됐다. 브라질 투자자는 바이낸스에서 헤알화로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살 수 있고, 한국은행 분석에서 비트코인 검색량이 1표준편차 늘어나는 충격은 브라질의 스테이블코인 프리미엄을 0.109%포인트 높였다.
같은 충격에서 헤알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약 0.12% 낮아지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스테이블코인 매수 수요가 커질 때 현지 통화 약세 압력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다른 결과를 보였다. 바이낸스에는 원화로 테더나 유에스디코인을 직접 거래하는 쌍이 없어, 순매수 압력이 주로 스테이블코인 프리미엄 상승으로 반영됐고 원·달러 환율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이는 원화가 아직 이 경로가 뚜렷하게 작동하지 않는 사례로 분류됐다는 앞선 보도와도 맞닿아 있다. 직접 거래쌍의 존재 여부가 스테이블코인 프리미엄과 환율 전달 경로를 가르는 핵심 조건이라는 해석이다.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기업과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가상자산시장 참여가 확대되는 등 시장 구조가 바뀌면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외환시장 간 연결성이 강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 사례는 원화 직접 거래쌍이 없는 구조에서 확인된 결과다.
정책 논의도 이 지점에서 넓어진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투자자의 해외 가상자산 접근 수단에 그치지 않고, 거래 구조 변화에 따라 원화와 달러 수급을 잇는 통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디지털자산 제도 정비를 원화 국제화와 외환시장 유동성 확충 논의와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본지는 앞서 스테이블코인 프리미엄 축소와 환율 연계 강화 흐름을 전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국내 환율에 미칠 영향은 시장 개방 범위와 거래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국은행 분석은 직접 거래쌍 지원 여부가 외환시장 전달 경로를 판단하는 주요 변수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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