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원유 수입이 6월 10년 만의 최저치에서 반등하면서 아프리카·미주산 원유 웃돈이 2주 만에 30% 넘게 뛰었다. 이란산 원유 공급이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중국 내 정유사들이 대체 물량 확보 경쟁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OilPrice.com은 콩고산 '젠요유(Djeno crude)'의 브렌트유 대비 프리미엄이 배럴당 20달러(약 2만7000원)로, 2주 전 15달러(약 2만200원)에서 올랐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거래자를 인용해 전한 수치다.
프리미엄은 기준유인 브렌트유 가격에 얼마나 웃돈을 얹어 거래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황 함량이 낮아 정제가 쉬운 저황(低硫) 원유일수록 웃돈이 커지는 경향이 있는데, 젠요유가 짧은 기간에 가파르게 오른 것은 중동 공급 차질 속에서 대체 원유 확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중국의 8월 원유 수입은 하루 730만 배럴 수준으로 집계됐다고 OilPrice.com은 전했다. 6월 저점에서는 벗어났지만, 이란·이스라엘 전쟁 이전 하루 1100만~1200만 배럴이었던 수입 규모와 비교하면 60% 정도에 그친다.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개별 유종의 웃돈이 먼저 치솟은 셈이다.
프리미엄 급등의 직접적인 배경은 이란산 원유 공급의 급격한 축소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봉쇄를 재개하면서 그동안 저가로 이란산·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조달해온 중국 내 소규모 독립 정유사들이 대체 물량 확보에 나섰다는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이어지는 상황과 맞물려, 정유업계의 원유 조달 반경 자체가 넓어지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가 연료 수출 제한을 완화한 점도 반등에 영향을 미쳤다. 이 조치로 정유사들의 재고 적립과 정제마진 확보 동기가 강해졌다고 OilPrice.com은 전했다.
이 같은 수요 확대는 중국에 그치지 않는다. 일본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정유사들도 호르무즈 해협 긴장을 우회하기 위해 조달 반경을 남미까지 넓히고 있으며, 캐나다·브라질·아르헨티나산 원유 가격에도 이런 수요 확대가 반영되고 있다고 OilPrice.com은 전했다.
OilPrice.com은 아르헨티나산 WTI급 원유인 '메다니토유(Medanito crude)'가 8월 최소 1척 선적됐다고 전했다. 남미산 원유가 아시아 시장에 새로 진입한 사례다.
앞서 이라크가 원유 할인 판매를 확대하며 중국 정유사들의 조달을 늘린 흐름과 함께, 중동 의존도를 낮추려는 조달 다변화가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모습이다.
다만 중국의 추가 구매 여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OilPrice.com은 이란·이스라엘 전쟁 개시 전 기준 중국의 상업·전략 비축유가 약 14억 배럴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 비축량이 단기 공급 부족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하는 만큼, 중국이 웃돈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수입을 늘릴 유인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반면 이란·베네수엘라산 저가 원유에 의존해온 소규모 독립 정유사들은 사정이 다르다. 대형 국영 정유사와 달리 별도의 비축 여력이 크지 않은 이들 업체는 공급선이 끊기면서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중국의 이 같은 소규모 정유사는 통상 산둥성 등지에 몰려 있는 이른바 '티팟(teapot)' 정유사로 불리며, 국영 정유사보다 자본과 비축 여력이 작아 저가 원유 확보 여부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좌우된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추가 공급 차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공급이 더 불안정해질 경우 저황 원유를 둘러싼 웃돈 경쟁은 한층 가팔라질 수 있다.
이들 소규모 정유사가 이란산 저가 원유를 대체할 물량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에 따라 이번 프리미엄 상승세의 지속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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