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6월 말 리스부채가 8조810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5% 늘었다. 금리 상승과 항공기 공급 차질, 원화 약세가 겹치면서 항공사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
9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말 변동금리부 차입금 7조1000억원을 보유했다. 평균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이자비용이 710억원 증가하는 구조다.
항공업은 항공기를 직접 보유하기보다 빌려 쓰는 리스 비중이 높은 산업이다. 신규·갱신 리스 계약에는 높아진 시장 조달금리가 반영될 수 있고, 변동금리 조건의 리스는 시장금리 상승분이 금융비용으로 이어진다.
저비용항공사의 리스부채 증가세는 더 가팔랐다. 진에어의 리스부채는 지난해 말 4023억원에서 6월 말 5450억원으로 35.5% 늘었다. 티웨이항공은 6382억원에서 8239억원으로 29.1%, 제주항공은 7266억원에서 8857억원으로 21.9% 증가했다.
진에어의 항공기 관련 리스부채는 5373억원이다. 운용 중인 항공기 32대를 모두 대한항공에서 빌리고 있다.
리스부채 증가는 실제 금융비용에도 반영됐다. 제주항공의 상반기 리스부채 이자비용은 3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8억원보다 약 78% 늘었다. 진에어의 이자비용도 144억원에서 177억원으로 약 23% 증가했다.
수익성 부담도 이어졌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상반기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제주항공은 영업이익을 냈지만 당기순손실 325억원을 기록했다.
항공기 공급 차질은 리스료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6월 분석에서 신규 항공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올해 항공기 리스료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고 밝혔다.
IATA는 공급망 차질로 항공사들이 노후 항공기를 더 오래 운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리스·정비·연료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화 조달 비중이 높은 점도 항공사의 재무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제주항공은 상반기 리스부채에서 491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을 인식했다.
진에어의 외화표시 부채는 5785억원으로 외화표시 자산 1932억원을 웃돌았다. 외화표시 부채는 지난해보다 약 36% 증가했다.
항공사의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료 등 외화 비용이 환율 변동에 따라 손익과 현금흐름에 영향을 받는 구조는 앞선 환율 하락 국면에서도 확인됐다. 이번에는 리스부채 증가와 외화환산손실이 함께 나타났다.
금리 변화가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회사별 차입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제주항공은 금리가 0.1%포인트 오르면 변동금리부 채권 이자비용 증가로 당기이익이 10억4000만원 감소한다고 밝혔다.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이익 감소 규모는 104억원으로 단순 계산된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하반기 항공운송업 분석에서 “과거 운항 효율성 중심의 사업 모델은 향후 시장 대응력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유사시 기재 대응력, 노선 편성 유연성, 여객 외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시장 대응력이 사업 안정성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고금리와 외화 변동금리, 항공기 공급 차질이 동시에 이어지면서 항공사의 재무 부담은 리스 규모뿐 아니라 이자비용과 외화환산손익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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