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소비 원유의 거의 90%를 수입하는 가운데 에탄올과 압축 바이오가스 생산·소비 확대에 나선다. 다만 에탄올 85% 연료인 E85는 모든 휘발유 차량에 적용되는 연료가 아니라 전용 인증을 받은 플렉스퓨얼 차량용이다.
타룬 카푸르(Tarun Kapoor) 인도 총리실 자문관은 10일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컨퍼런스에서 에탄올과 압축 바이오가스 생산·소비를 늘리고 기존 설비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푸르는 “모든 가용 자원에서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바이오연료의 미래”라고 밝혔다. 신규 설비 확충과 함께 현재 생산 기반의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의미다.
인도는 소비 원유의 거의 90%를 수입하는 세계 3위 원유 수입국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높은 수입 의존도가 국제 유가 변동에 인도 경제와 대외수지를 직접 노출한다고 분석했다. 인도는 2023~2024 회계연도에 약 2억3000만t의 원유를 수입했다.
중동발 공급 차질과 국제 유가 상승은 인도의 원유 조달 비용에도 영향을 줬다. 인도 석유계획분석셀(PPAC) 통계에서 2026년 7월 원유 수입액은 전년 동월보다 41% 늘었고, 수입 물량은 2140만t으로 집계됐다.
같은 달 인도산 원유 바스켓 평균 가격은 배럴당 82.04달러였다. 원유 수입액과 물량이 함께 늘면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인도 경제가 국제 에너지 시장 변화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 다시 드러났다.
인도 정부는 원유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플렉스퓨얼 차량 보급과 E85 공급망 확대를 병행하고 있다. 2026년 6월에는 마루티 스즈키의 첫 플렉스퓨얼 승용차를 공개했다.
플렉스퓨얼 차량은 에탄올과 휘발유 혼합 비율이 E20부터 E100까지인 연료를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일반 휘발유 차량은 E85 사용을 전제로 인증된 차량이 아니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 적용할 수 없다.
E85는 에탄올 85%와 휘발유 15%를 섞은 연료다. 이름에 포함된 숫자는 전국 휘발유의 에탄올 혼합률이 아니라 해당 연료의 구성 비율을 뜻한다.
인도 석유천연가스부는 E85 도입이 전국 휘발유의 에탄올 혼합률을 85%로 높였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도는 현재 전국 기본 혼합 체계인 E20을 유지하면서 E85를 플렉스퓨얼 차량 전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정부는 E85 판매 거점을 2026년 12월까지 500곳, 2027년 12월까지 약 5000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공급 거점 확대만으로는 원유 수입 대체 효과가 보장되지 않으며, 해당 연료를 사용할 차량 보급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
정책 효과는 차량과 유통망 보급 속도에 달려 있다. E85 공급 거점이 늘어도 플렉스퓨얼 차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소비 확대와 원유 수입 대체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에탄올 수요가 커지면 원료를 공급하는 농가와 설탕 산업에는 새로운 수요가 생길 수 있다. 식량용 작물과 연료용 원료 간 경쟁, 차량 호환성, 연료 효율 문제는 추가 검토가 필요한 변수다.
인도의 바이오연료 확대는 원유뿐 아니라 에너지 수입 경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정책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앞서 인도가 원유 수입 의존도와 해상 운송 차질에 대응해 전략 석유 비축 시설을 확장한 사례도 같은 공급 안정화 맥락에서 추진됐다.
바이오연료 확대가 국제 원유 공급망 충격을 얼마나 완화할지는 설비와 차량 보급 규모가 확인된 뒤 판단할 수 있다. 현재 정부가 제시한 다음 단계는 E85 판매 거점을 2026년 500곳, 2027년 약 5000곳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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