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가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운송 차질이 동시에 심화될 경우 올해 4분기 배럴당 121.99달러(약 16만4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RBC 캐피털마켓은 9월 10일 분석에서 예멘 후티 반군의 모카항 장악으로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해상 운송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9월 11일 배럴당 109.97달러(약 14만8000원)까지 올라 4개월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이번 전망은 공급 중단이 확정됐다는 뜻이 아니다. 두 해협의 운송 차질이 동시에 심화되는 경우를 전제로 한 위험 시나리오다.
후티 반군은 9월 10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정부군으로부터 홍해 연안의 모카항을 장악했다. AP통신은 모카항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약 80㎞ 떨어져 있어 후티가 홍해와 아덴만을 오가는 선박에 접근하기 쉬운 위치라고 전했다.
모카항 장악이 곧바로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를 뜻하지는 않는다. 후티가 해협 자체를 통제하고 있다는 사실이나 해상 운송이 전면 중단됐다는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모카항은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에서 작전 거점과 압박 수단을 강화할 수 있는 위치로 평가된다. 해협을 지나는 선박의 항로 선택과 보험료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실제 운송 차질 규모는 추가 상황에 달려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바브엘만데브 해협보다 원유 운송 규모가 크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5년 상반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와 석유제품 물량을 하루 평균 2090만 배럴, 바브엘만데브 해협 물량을 하루 420만 배럴로 집계했다.
두 해협에서 동시에 차질이 발생하면 운송량 감소와 함께 우회 운송 및 보험료 상승 부담이 커질 수 있다. EIA는 바브엘만데브 주변에서 운송 차질이 발생하면 선박이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으로 우회해 운송 시간과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 문제는 이미 원유 시장의 주요 변수로 자리 잡았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 문제가 유가와 금융시장에 영향을 준 사례가 이어진 가운데, 이번에는 홍해 인근의 추가 위험이 부각됐다.
브렌트유 선물의 9월 11일 가격은 RBC가 제시한 4분기 위험 시나리오의 가격보다 낮은 수준이다. 현재 가격과 전망 가격의 차이는 두 해협의 운송 차질이 실제로 어느 정도까지 확대되는지를 반영하는 변수로 남아 있다.
기관별 전망에는 차이가 있다. RBC 캐피털마켓은 운송 차질이 겹치는 경우 브렌트유가 4분기 배럴당 121.99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JP모건은 2026년 말 브렌트유 가격을 배럴당 78달러(약 10만5000원)로 제시했다.
JP모건의 전망은 RBC의 위험 시나리오보다 낮은 가격을 전제로 한다. 두 기관의 전망 차이는 해상 운송 차질의 지속 여부와 범위를 다르게 반영한 결과다.
유가 상승은 원유 수입 비용과 해상 운송 비용을 함께 높일 수 있다. 다만 9월 11일 시장에서 원유 가격 상승이 주요국 중앙은행의 추가 긴축으로 이어질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향후 핵심 변수는 모카항 장악 자체보다 호르무즈 해협의 운송 제한 지속 여부와 바브엘만데브를 지나는 선박에 대한 추가 공격 발생 여부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대체 수송로를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도 함께 확인할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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