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GDP 최대 6.9% 감소 가능성…WTO, 무역체제 분열 경고

| 서지우 기자

세계 무역 질서가 여러 자유무역권이나 지정학적 블록으로 분열되면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6.9%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대로 다자간 무역 협력을 강화하면 세계 GDP가 2.9%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세계무역기구(WTO)는 15일 공개한 ‘세계무역보고서 2026’에서 무역 질서 변화에 따른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WTO는 각 시나리오의 세계 GDP 영향을 비교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다자 무역체제가 사라지고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로 대체되는 경우다. 이때 세계 GDP는 6.9% 줄어들 수 있다고 WTO는 밝혔다.

두 번째는 무역체제가 지정학적 이해관계에 따라 여러 블록으로 나뉘는 경우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세계 GDP가 5.1%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두 시나리오 모두 국가 간 공통 규칙과 협력의 범위가 좁아지는 상황을 전제로 한다. 자유무역협정이 늘더라도 협정마다 적용 규칙과 거래 조건이 달라질 수 있고, 지정학적 블록이 형성되면 교역 상대와 공급망 선택이 제한될 수 있다.

반면 다자간 무역 협력을 확대하고 규범 기반 체제를 강화하는 시나리오에서는 세계 GDP가 2.9% 증가할 수 있다고 WTO는 분석했다. 세 시나리오의 차이는 세계 실질 GDP의 약 5~10%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자 무역체제는 여러 국가가 공통 규칙 아래 무역에 참여하는 구조다. WTO는 이 체제가 무역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무역 분쟁의 확산을 제한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다만 WTO는 기존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변화한 세계 경제와 지정학적 긴장을 반영해 무역 규칙을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무역 질서의 분열이 모든 국가에 같은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규모가 작거나 소득 수준이 낮은 경제는 차별적 협정과 일방적 조치에 더 취약할 수 있으며, 환경·디지털 규범·공급망 회복력처럼 여러 국가의 협력이 필요한 문제에도 대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지정학적 분절이 세계 경제의 환경을 바꿀 수 있다는 진단은 앞선 본지 보도에서도 제기됐다. 다만 이번 WTO 분석은 무역 질서의 형태에 따라 세계 GDP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세 가지 조건으로 나눠 제시했다.

WTO는 무역 개방과 규범 기반 협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변화한 경제 구조와 지정학적 긴장을 반영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무역체제가 어떤 방향으로 재편될지는 각국의 협상과 제도 개편에 달려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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