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하지 않았다면 150조 원 부자"…FTX 포트폴리오의 ‘소름 돋는’ 결과물

| 한재호 기자

2022년 가을,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 사태. 당시 수만 명의 투자자를 울리고 ‘코인판의 리먼 브러더스’라 불렸던 이 비극이 4년이 지난 지금, 전혀 다른 의미로 재조명되고 있다.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SBF)가 감옥으로 가기 전 뿌려두었던 투자금들이 이른바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2026년 상반기 주요 기업가치와 시장 시세를 바탕으로 FTX의 잔여 포트폴리오 가치를 추산해본 결과, 그 규모는 무려 1,140억 달러(한화 약 156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AI가 밀어올린 156조원… 앤스로픽 한 종목서만 110조원 수익

가장 눈에 띄는 것은 SBF의 ‘AI 선구안’이다. FTX가 초기 투자했던 AI 스타트업 앤트로픽(Anthropic)은 현재 기업 가치가 폭등하며 FTX 보유분 가치가 823억 달러(약 112조 원)까지 치솟았다. 원금 대비 165배 수익이다.

최근 전 세계 개발자들의 필수품이 된 AI 코딩 도구 커서(Cursor)는 가히 전설적이다. 초기 단계에 들어갔던 FTX의 지분 가치는 무려 1만 5,000배가 뛰어 30억 달러(약 4조 원)가 됐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150억 달러)와 부활에 성공한 솔라나(51억 달러)까지 합치면, 웬만한 국가의 한 해 예산과 맞먹는 자본 제국이 완성된다.

◇ “천재적 안목, 그러나 도덕적 파멸”

금융권에서는 “SBF가 고객 자금에 손을 대는 범죄만 저지르지 않았어도 세계 10대 부호 반열에 올랐을 것”이라는 탄식이 나온다. 2022년 파산 당시 FTX의 부족 자금은 약 80억 달러 수준이었다. 현재 가치로 따지면 전체 포트폴리오의 10분의 1만 처분했어도 파산을 막고 남았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한 월가 관계자는 “SBF는 기술의 미래를 정확히 꿰뚫어 보았지만, 그 미래가 올 때까지 버틸 ‘인내심’을 고객의 돈으로 샀다”며 “결과적으로 안목은 맞았을지 몰라도, 그 과정이 범죄였기에 이 천문학적인 수익은 주인을 잃은 ‘신기루’가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 피해자들에겐 ‘그림의 떡’

문제는 이 대박의 결실이 피해자들에게 온전히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파산 관재인들은 절차에 따라 자산을 이미 저점에서 매각했거나 달러 가치로 환산해 배분을 진행 중이다. 결과적으로 SBF의 ‘천재적 포트폴리오’는 피해자들에게는 상처를 헤집는 ‘그림의 떡’이 됐고, SBF 본인에게는 감옥에서 씹어 삼켜야 할 ‘비운의 성공작’으로 남게 됐다.

[FTX 주요 포트폴리오 추정 가치 요약]

■ 약 1,140억 달러 (한화 약 156조 원)

실제 이 수익이 모두 실현되었다면 SBF는 단숨에 세계 부호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겠지만, 현실의 그는 현재 장기 복역 중인 기소자 신분일 뿐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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