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가총액, 정말 믿어도 될까?…카이코 리서치, HYPE서 최대 7억달러 격차 포착

| 이도현 기자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시장 규모를 가늠하는 대표 지표로 통하지만, 실제 산출 방식에 따라 같은 토큰의 가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카이코 리서치(Kaiko Research)의 토마스 프롭스트(Thomas Probst)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가격보다 ‘유통공급량’ 정의가 시가총액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고 짚었다. 특히 하이퍼리퀴드의 하이프(HYPE)는 데이터 제공처별 유통 물량 추정치가 엇갈리면서 시가총액이 95억달러에서 102억달러까지 벌어졌고, 그 차이만 약 7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은 2026년 들어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과정에서 암호화폐 시가총액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또 그 수치가 무엇을 반영하는지를 함께 짚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보고서 작성자는 카이코 리서치 소속 토마스 프롭스트로, 4월 30일 공개된 자료에서 시가총액을 단순 순위 지표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 올해 초 암호화폐 시장은 전반적인 조정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비트코인(BTC) 시가총액은 저점 기준 약 25% 하락했고, 이더리움(ETH)은 약 35% 가까이 밀렸다. 주요 알트코인 역시 대체로 비슷한 궤적을 그리며 위험자산 전반의 약세와 동조화된 흐름을 보였다. 이는 통화정책 기대 변화, 지정학적 긴장, 위험선호 위축 등 거시경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1월 30일 케빈 워시의 연방준비제도 의장 후임 지명 발표는 시장이 향후 통화 환경을 더 보수적으로 받아들이는 계기로 작용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본래 변동성이 높은 자산군인 만큼, 금리와 유동성 전망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다만 2월 이후에는 낙폭이 다소 진정됐고, 4월 초부터는 비트코인(BTC)을 중심으로 저점 대비 약 25% 반등하는 회복 조짐도 관측됐다.

문제는 이런 가격 흐름과 별개로 시가총액 자체가 얼마나 정확한지에 있다. 카이코 리서치(Kaiko Research)는 암호화폐 시가총액이 단순히 가격에 총발행량을 곱하는 개념이 아니라, 실제로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유통공급량’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전통 주식시장은 발행주식 수와 자본 구조가 상대적으로 명확하지만, 토큰은 잠금 물량, 재단 보유분, 팀 물량, 베스팅 물량, 소각 물량, 분실 토큰 등 다양한 변수를 안고 있다.

카이코의 방법론은 이 가운데 실질적으로 유통되지 않는 토큰을 제외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베스팅 계약이나 타임락, 에스크로에 묶인 수량, 재단 트레저리와 팀 배정분, DAO 멀티시그가 통제하는 토큰, 소각됐거나 데드 월렛으로 이동한 물량, 온체인상 영구 접근 불가로 판단되는 토큰은 유통공급량에서 제외한다. 이후 이렇게 산정한 유통공급량에 현재 가격을 곱해 시가총액을 계산한다. 가격 역시 단일 거래소 호가가 아니라 여러 거래소 데이터를 종합한 합성 크로스 거래소 가격을 사용해 왜곡 가능성을 줄였다.

이 같은 방법론 차이는 하이퍼리퀴드의 하이프(HYPE)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카이코 기준 하이프(HYPE)의 시가총액은 약 95억달러로 집계됐지만, 일부 소매 데이터 소스에서는 약 102억달러로 반영됐다. 가격이 크게 달라서가 아니라 유통공급량 추정치가 갈렸기 때문이다. 카이코는 유통 물량을 약 2억3700만개로 봤고, 다른 데이터 소스는 약 2억5500만개로 계산했다. 양측 차이는 약 1800만 토큰으로, 같은 가격을 대입해도 수억달러의 시가총액 격차가 발생할 수 있는 규모다.

이는 시가총액이 얼마나 ‘방법론 민감적’인 지표인지를 보여준다. 유통공급량을 과대 추정하면 자산의 상대적 규모가 실제보다 부풀려질 수 있고, 반대로 비유통 물량을 정밀하게 걷어내면 시장의 실질적 경제 유동성에 더 근접한 수치를 얻을 수 있다. 다시 말해, 같은 하이프(HYPE)라도 어떤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시장 내 위상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암호화폐 시장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개념을 차용했지만, 토큰 경제는 훨씬 복잡한 공급 구조를 갖고 있어 동일 잣대를 기계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봤다. 상장주식 수처럼 명확히 확정된 분모가 없는 환경에서는 데이터 제공업체의 해석이 곧 시가총액 수치가 된다. 이런 이유로 투자자와 기관은 시가총액 순위만 볼 것이 아니라 그 뒤에 놓인 유통공급량 산정 방식까지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이번 보고서의 핵심은 ‘시가총액’이 절대적 수치가 아니라는 데 있다. 시장 조정기에는 가격 하락이 먼저 눈에 띄지만, 자산의 실제 규모를 비교할 때는 유통공급량과 데이터 방법론이 훨씬 큰 왜곡을 낳을 수 있다. 카이코 리서치(Kaiko Research)의 토마스 프롭스트는 거래 가능한 토큰만을 엄밀히 분리하는 접근이 암호화폐 시가총액의 신뢰도를 높이는 출발점이라고 진단했다. "코멘트" 암호화폐 시장이 성숙할수록 단순 가격보다 ‘유통공급량’의 정의와 검증 체계가 자산 평가의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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