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명령까지 '온체인 송달'…"스테이블코인 규제, 금융 원칙 위에 혁신 담아야"

| 하이레 기자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업계는 금융 규제의 기본 원칙 위에 기술 혁신성과 현장 유연성을 함께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2일 오전 9시30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2026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동향과 한국 디지털 경제의 기회' 세미나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의 미래'를 주제로 라운드테이블이 진행됐다.

이번 토론은 조원희 KWBA 회장(법무법인 DLG 대표변호사)이 좌장을 맡았으며 ▲레오나르도 헤알 테더 최고컴플라이언스책임자(CCO) ▲자일스 딕슨 테더 글로벌 규제·라이선싱 총괄 ▲빈센트 촉 퍼스트디지털 CEO▲조슈아 타운슨 DCGG 글로벌 정책 총괄 ▲티모시 신 DCGG 한국 정책 총괄이 패널로 참여했다.

스테이블코인, 범죄 도구 아닌 추적 가능한 인프라

레오나르도 헤알 테더 최고컴플라이언스책임자(CCO)는 테더가 스테이블코인의 추적 가능성과 지갑 동결 기능을 강조하며 스테이블코인이 범죄 도구가 아닌 법 집행 체계 아래 관리 가능한 금융 인프라라는 점을 강조했다.

테더 CCO는 "모든 기술은 좋은 목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고 악용될 수도 있다"면서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거래 흐름을 추적할 수 있는 '투명성'과 특정 지갑의 인출을 막을 수 있는 발행사의 '동결 권한'이라는 법 집행에 유용한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테더는 전 세계 법 집행기관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매우 선제적이고 자발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며 자체 조사팀, 전 세계 지원 방안과 연락 체계 구축, 공공·민간 협력(T3 FCU, 오퍼레이션 애틀랜틱)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발빠른 대응이 성공적인 자금 동결을 가능하게 하는 만큼 민간뿐 아니라 공공 부문 역시 글로벌 소통과 정보 공유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 부문이 기술 기업들과 보다 지속적인 협력 구조를 구축할 때 악의적인 행위자를 더욱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규제 원칙 위에 현지화 필요…K-콘텐츠, 스테이블코인 촉매제​

자일스 딕슨 테더 글로벌 규제·라이선싱 총괄은 스테이블코인이 국제 공통 원칙과 현지화 규제 접근을 토대로 다양한 활용 사례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딕슨 총괄은 "전 세계 관할권의 다양한 규제 접근이 상당한 복잡성을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FATF, BIS 같은 국제 기구들이 제시하는 공통의 기준선이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으며, 지역 현실과 특성을 고려한 현지화된 규제 조정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K-팝, 화장품, 기술, 트렌드 등 한국 문화와 상품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글로벌 시장 수요를 가진 수많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가장 어려운 과제를 이미 해낸 만큼 한국 시장에 상당한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 소비자의 한국 시장 접근이 아직 어려운 만큼 "스테이블코인이 해외 자본과 수요를 더욱 효과적으로 연결하고, 한국 제품과 콘텐츠, 문화 확산을 촉진하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테더 총괄은 회계상의 인식이나 기업 재무제표 반영 같이 남아있는 문제들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풀어갈 수 있다면서 "정책당국이 어떤 우려와 질문을 갖고 있는지 서로 이해하는 과정이 가장 바람직한 접근 방식"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자산, 전통 금융 규제 필요...'기술 특성'도 고려해야

빈센트 촉 퍼스트디지털 CEO은 디지털 자산 규제는 전통 금융 규제에서 출발해야 하지만 기술 혁신성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견해를 공유했다.

디지털 자산은 또 다른 형태의 자산인 만큼 기본적으로는 기존 증권처럼 접근해야 한다면서 "국경 없이 실시간 이동한다는 기술 특성이 있지만, 핵심은 '어떤 기초자산을 나타내는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규제는 점차 강화될 것"이라면서 미국 지니어스법, 클래리티법, 홍콩 규제 등이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탁 중심의 회사인 퍼스트디지털은 준비금 관리에 방점을 둔다면서 "고객 자산을 회사 자체 대차대조표와 분리해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채 매입·보관뿐 아니라 준비자산의 수탁기관, 환매 시 관리 방안, 은행 연결 구조에 대한 규제도 필요하다면서 "퍼스트디지털은 이를 위해 은행권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한편, 빈센트 촉 CEO는 디지털 자산 규제가 기술 특수성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고객 지갑에서 500만 달러의 USDT가 탈취되면서 테더에 동결 가능 여부를 물었는데, 법원 명령을 받아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해커에 이를 '송달'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체 논의 끝에 법원 명령을 NFT화해서 범죄자의 지갑 주소로 전송했는데, 테더가 이를 유효한 송달 방식으로 인정해 지갑을 동결했고 고객 자금 100%를 회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CEO는 규제당국이 이러한 혁신적인 대응 방식을 허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집행당국이 직접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법이 모든 경우를 일일이 다룰 수 없는 만큼 "실제로 시장을 이해하는 기술 기업, 신탁회사, 발행사들이 자체적인 해결책을 만들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며 이런 노력이 소비자와 자산을 보호하고 산업 안정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 규제, 정답 없다…글로벌 논의 중요

조슈아 타운슨 DCGG 글로벌 정책 총괄은 암호화폐 자산 시장이 매우 복잡한 구조인 만큼 국가별 현실을 반영한 유연한 규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지역의 정책이 다른 곳에서도 항상 효과적인 것은 아니라며 각국이 서로 다른 접근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EU의 제한적인 모델, 개별 심사·승인하는 UAE의 화이트리스트 모델, 거래·유통 채널로 관리하는 영국의 중개 모델 등 국가별 맞춤형 프레임워크 접근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타운스 총괄은 초기 비트코인 규제는 금융 안정성과 통화 주권 중심의 제한적 접근이 강했지만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지나치게 제한적인 접근을 취하지 않은 경우였다"며 "과도한 제한 중심 접근이 반드시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티모시 신 DCGG 한국 정책 총괄은 견고한 스테이블코인·디지털 자산 규제 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해외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및 인프라 기업들과 충분한 논의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각국 규제 환경에서 어떤 리스크를 경험했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테더, 퍼스트디지털, 리플 등 해외 기업들은 수년간 탈취 자금 회수, 대규모 환매 등을 처리한 경험이 있다면서 이러한 내용을 제도 설계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암호화폐 시장 중 하나"라며 "해외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와 글로벌 인프라 기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기업들이 원하는 건 특혜나 규제 완화가 아닌 명확성과 예측 가능성"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는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태스크포스(TF) 이강일·민병덕 의원과 '상생과 통일포럼'이 주최하고 디지털융합산업협회(DCIA)·한국웹3블록체인협회(KWBA)·디지털통화거버넌스그룹(DCGG)이 공동 주관했다. 디지털자산 거래소 빗썸·코인원·코빗도 행사 후원에 참여하며 정책 논의에 힘을 보탰다.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글로벌 규제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한국이 제도 정비와 산업 육성을 어떻게 병행할 것인지 정책·산업·시장 관점에서 함께 점검하는 자리로, 발행사·거래소·커스터디·금융권·정책 관계자가 동시에 참여하는 만큼 국내 디지털자산 기본법과 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많이 본 기사

지금 꼭 알아야 할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