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겟, AI를 거래소 핵심 인프라로…메사리 리서치 "UEX 전략 강화"

| 이도현 기자

비트겟(Bitget)이 인공지능(AI)을 독립형 보조 기능이 아니라 거래소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인프라로 배치하며 ‘유니버설 익스체인지(UEX)’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메사리 리서치(Messari Research)의 오스틴 프라이머스(Austin Freimuth)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겟이 시장 분석, 실행, 개발자 도구,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하나의 AI 스택으로 통합해 AI 네이티브 거래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평가는 메사리 리서치 소속 오스틴 프라이머스가 4월 28일 공개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겟은 2018년 설립된 중앙화 거래소(CEX)로, 현물과 파생상품 거래뿐 아니라 실물자산(RWA) 연계 상품, 온체인 접근, 기관용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UEX 모델을 추진 중이다. 세이셸에 등록된 이 거래소는 준비금 증명(PoR)과 별도 보호기금을 통해 안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자사 토큰 비트겟 토큰(BGB)은 수수료 할인과 이벤트 참여, 생태계 연계 기능에 활용된다.

비트겟이 AI에 무게를 싣는 배경은 시장 구조 변화에 있다. 암호화폐 거래는 이미 자동화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차트, 데이터 터미널, 주문 인터페이스, 포트폴리오 추적기를 따로 써야 하는 분절된 환경에 놓여 있다. 보고서는 이런 비효율을 줄이기 위해 분석부터 전략 수립, 주문 실행까지를 단일 인터페이스에 결합하는 방향으로 AI가 진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비트겟 최고경영자 그레이시 천 역시 2028년까지 헤지펀드에서 AI 에이전트 수가 인간을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핵심은 비트겟의 AI 스택이 단순 챗봇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스틴 프라이머스는 메사리 리서치 보고서에서 비트겟의 구조를 겟에이전트(GetAgent), 에이전트 허브(Agent Hub), 겟클로(GetClaw), 그레이시 AI(Gracy AI) 등 4개 레이어로 구분했다. 각각은 분석과 의사결정 지원, 개발자 인프라, 자율 실행, 전략적 가이던스를 맡으며 모두 비트겟의 거래소 환경 안에 통합돼 있다. 이는 정보 제공과 거래 실행이 분리된 기존 플랫폼 구조와 확연히 다른 접근이다.

우선 겟에이전트는 비트겟 앱과 웹에서 작동하는 대화형 AI 거래 인터페이스다. 자연어 입력을 통해 시장 분석, 전략 제안, 리스크 검토, 일부 실행 경로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비트겟 측 설명에 따르면 50개 이상의 전문 거래 도구가 이 기능을 뒷받침한다. 가격 추세와 포지션 데이터, 활동량이 높은 토큰, 밈코인 관련 신호를 읽어내는 시장 데이터 분석부터 사용자 자산과 오픈 포지션을 반영한 맞춤형 응답, 전략 생성, 주문 연결 기능까지 포함된다. 별도 프로그램을 오가는 번거로움을 줄이려는 설계다.

초기 이용자 반응도 빠르다. 보고서에 따르면 겟에이전트는 2025년 7~8월 진행된 초청 기반 공개 단계에서 1억 건 이상의 노출과 2만5000명 이상의 대기자 등록을 기록했다. 이후 이용자는 45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AI를 활용한 거래 인터페이스에 대한 수요가 단순 호기심이 아닌 실제 사용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겟클로는 이 스택에서 보다 공격적인 역할을 맡는다. 겟클로는 텔레그램 기반의 소비자용 AI 거래 에이전트로, 자연어로 정한 전략을 바탕으로 거래를 모니터링하고 실행하는 자율 실행 레이어다. 실시간 가격 감시, 기술적 분석, 암호화폐 뉴스 및 온체인 데이터 조회, 펀딩비 이탈이나 청산 클러스터, 거래량 급증 같은 조건 감지 기능을 지원한다. 사용자가 조건을 지정하면 이에 따라 알림을 보내거나 사전 설정된 워크플로를 작동시킨다.

다만 자율 실행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장치도 함께 설계했다. 거래는 전용 서브계정을 통해 이뤄져 사용자의 직접 관리 자산과 AI 에이전트 운용 자산을 분리한다. 또 신원, 메모리, 권한, 자격증명을 분리하는 4중 격리 구조와 자금 한도, 샌드박스 환경을 적용해 접근 범위를 제한한다. 보고서는 소비자 대상 에이전트 거래의 핵심 리스크가 모델 정확도보다 ‘실행 권한’에 있다며, 비트겟이 이를 구조적으로 통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트겟은 이용자 교육과 참여 유도에도 AI를 접목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겟에이전트에서 6개의 AI 거래 아바타를 선보이며 한시적 카피트레이딩 캠페인을 진행했다. 각 아바타는 서로 다른 투자 성향과 전략 철학을 반영했고, 사용자는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AI 트레이더를 선택해 실시간 자율 거래를 체험할 수 있었다. 해당 기간 웹페이지 방문은 18만 건을 기록했다. ‘스테디 헤지’, ‘알트코인 터보’, ‘인피니트 그리드’ 등 전략을 캐릭터처럼 구현한 점은 AI 기반 거래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시도로 읽힌다.

그레이시 AI는 거래 실행보다 해석과 소통에 초점을 맞춘다. 비트겟 CEO 그레이시 천의 공개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을 반영한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시장 상황과 거시 흐름, 심리 변화, 플랫폼 로드맵 등을 설명하는 데 쓰인다. 말하자면 주문을 넣는 도구가 아니라 투자 판단의 맥락을 제공하는 ‘전략적 인터페이스’다. 출시 직후 성과도 적지 않았다. 2026년 2월 12일부터 23일까지 46만 명 이상의 사용자에게 도달했고, 260만 건 이상의 답변과 3억9000만 건 이상의 노출을 기록했다.

개발자 측면의 핵심은 에이전트 허브다. 에이전트 허브는 AI 모델과 거래소 기능을 직접 연결하는 인프라 레이어로, 비트겟의 API 스택을 바탕으로 작동한다. 외부 모델이나 소프트웨어 에이전트는 이 허브를 통해 시장 데이터, 계정 정보, 주문 실행 기능에 접근할 수 있다. 특히 MCP 서버, 스킬, REST 및 웹소켓 API, 커맨드라인 인터페이스(CLI) 등 네 가지 접근 방식을 모두 지원하는 점이 눈에 띈다. 보고서는 주요 거래소 가운데 이 네 가지를 모두 제공하는 곳은 비트겟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개발자들이 현물, 선물, 무기한 계약, 마진, 카피트레이딩, 조건부 주문, 자산 및 잔액 관리 등 폭넓은 기능을 AI 시스템에 연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구조는 AI를 앞단 기능이 아니라 거래소 운영체계의 일부로 편입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존 다수 거래소가 분석 도구와 주문 경험을 분리해 제공했다면, 비트겟은 AI를 중심으로 리서치, 자동화, 실행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고 있다. 이는 ‘AI 네이티브 거래’라는 개념을 실험 단계에서 실제 서비스 구조로 끌어올리려는 시도에 가깝다.

물론 과제도 남아 있다. 보고서는 이 모델의 장기 성패가 ‘새로움’ 자체가 아니라 사용자가 실제 거래 행동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AI 인터페이스에 맡길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응답의 유용성, 실행의 안정성, 권한 통제의 신뢰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초기 관심은 빠르게 식을 수 있다. 특히 AI가 생성한 전략과 실제 시장 리스크 사이의 간극, 규제 환경 변화, 자동화 거래 오남용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할 변수다. "코멘트" 현재까지의 지표는 수요를 보여주지만, 신뢰를 제도화하는 단계가 다음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비트겟의 행보는 분명한 방향성을 보여준다. 플랫폼은 AI를 단순 부가 기능이 아닌 UEX 전략의 중심축으로 두고, 사용자용 인터페이스와 개발자 인프라, 자율 실행 체계까지 수직 통합하고 있다. 메사리 리서치의 오스틴 프라이머스는 초기 채택 속도와 제품 구조를 근거로 비트겟이 AI 네이티브 거래 환경 전환에 가장 선제적으로 대응한 거래소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향후 암호화폐 거래소 경쟁이 유동성이나 상장 종목 수를 넘어 ‘AI 기반 경험’으로 확장될 경우, 비트겟의 이번 실험은 업계 전반의 새로운 기준점이 될 수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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