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8일 장중 한때 8.8% 급락하며 7,442선까지 밀렸다. 오전 9시 3분 42초 유가증권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거래가 20분간 중단됐다. 지난 3월 9일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오전 9시 35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07.47포인트, 6.22% 내린 7,653.12에 거래됐다. 지난 2일 장중 기록한 역대 최고치 8,933.62와 비교하면 16.68%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도 5.66% 하락하며 945선까지 밀렸고, 최근 고점 대비 약 30% 낮은 상태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이탈이 두드러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516억원을 순매도하며 21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원/달러 환율은 16.1원 오른 1,555.2원으로 출발했는데, 시초가 기준으로는 2009년 3월 이후 가장 높다. 주가 급락과 환율 급등이 겹치면 해외 투자자의 환차손 부담이 커진다.
직격탄은 미국이었다. 직전 거래일 나스닥종합지수는 4.18%, S&P500은 2.65% 하락했다. 엔비디아가 6.20%,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13.25% 빠지면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0.26% 급락했다. 미국 5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안에 금리를 다시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은 결과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5%, 30년물은 5.0%를 넘어섰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5.62%, SK하이닉스가 4.11%, 현대차가 7.00% 하락하며 시총 상위주 대부분이 약세를 보였다.
급락의 후폭풍은 빚을 내 투자한 개인에게 집중됐다. 6월 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7조7,375억원으로 역대 두 번째 수준이다. 위탁매매 미수금도 1조8,292억원까지 불어났다.
특히 지난 5월 27일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손실이 컸다. KODEX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15.70%, TIGER 동일 상품은 16.50% 하락했다. 두 상품의 출시 후 누적 개인 순매수는 각각 2조425억원, 1조9,739억원에 달했다. 레버리지 상품은 며칠 연속 시장이 흔들리면 음의 복리효과로 체감 손실이 단순 계산보다 커진다.
증시가 무너지는 와중에도 자본 쏠림은 뚜렷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받은 스페이스X 공모주 2차 청약은 2분도 되기 전에 5억 달러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지난 5일 1차 청약도 약 1분 만에 마감됐다.
스페이스X는 이번 기업공개로 750억 달러, 약 116조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상장 후 기업가치는 1조7,500억 달러, 약 2,700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최종 배정 주식 수는 나스닥 상장 예정일인 12일께 확정된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다른 신호가 나왔다. 비트코인은 최근 한 달간 약 30% 급락한 뒤 2018년 이후 가장 극단적인 RSI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다. 한때 6만 달러 아래로 밀렸다가 6만 1,000달러 선을 회복했다.
역사적으로 이 수준의 과매도는 매도세 소진 구간에서 출현했다. 2020년 RSI 15.56 이후 약 50%, 올해 2월 RSI 15.86 이후 약 30% 반등이 나왔다. 다만 스페이스X 사상 최대 IPO로 개인 자금이 암호화폐에서 빠져나가고 있다는 분석도 함께 제기된다.
이번 주는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미국 국채금리 흐름, 인공지능 투자 지속 가능성 평가, 현·선물 옵션 동시 만기 등 굵직한 일정이 이어진다. 단기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시장은 다음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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