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매도·규제 강화·삼성·KB 실사용 확대…크립토닷컴, 디지털 자산 대중화 본격화 진단

| 이도현 기자

가상자산 시장이 비트코인(BTC) 보유 기업들의 재무 조정, 미국 의회의 규제 강화 움직임, 주요 금융·IT 기업들의 디지털 자산 채택 확산으로 분주한 한 주를 보냈다. 크립토닷컴(Crypto.com) 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시장은 가격 조정 국면 속에서도 제도권 편입과 실사용 확대라는 두 축이 동시에 전개되며 구조적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우선 비트코인(BTC)을 재무 자산으로 편입한 기업들은 가격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일부 물량을 매각하며 유동성 관리에 나섰다. 스트래티지(Strategy)는 6월 이후 약 3620 BTC를 처분했고, 삿스타(Satsuma Technology) 주주들은 잔여 668 BTC 청산을 승인했다. 이는 차입 부담 완화와 현금 확보를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일부 기업의 매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기업 및 기관의 비트코인 누적 보유량은 126만 개로 전체 발행량의 6%를 웃돌고 있으며, 연초 대비 15.5% 증가해 장기 축적 기조 자체는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디지털 자산과 공직 윤리의 경계에 대한 논의가 한층 구체화됐다. 미국 상원에서는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 공직자가 재임 중 디지털 자산을 발행하거나 후원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CLARITY 법안 개정안이 발의됐다. 위반 시 하루 최대 25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논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I) 관련 사업으로 수익을 얻었다는 정치적 논란이 불거지면서 본격화됐다. 크립토닷컴(Crypto.com) 리서치는 이 같은 입법 시도가 향후 미국 내 가상자산 규제 체계의 이해충돌 방지 장치로 기능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대중화 측면에서는 글로벌 대기업과 국내 금융권의 행보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삼성 월렛에 스테이블코인 지원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발표하며 주요 모바일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모바일 결제 환경과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연결하는 사례를 예고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8월 J.P.모건의 카이넥시스(Kinexys) 플랫폼을 활용한 블록체인 기반 해외 송금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미국과 싱가포르 등 10개국 수출입 기업을 대상으로 거의 실시간에 가까운 달러 송금을 지원한다. 한국은행도 오는 9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경남은행, iM뱅크 등 9개 금융기관과 함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2단계 실거래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는 디지털 자산이 실험 단계를 넘어 금융 인프라로 편입되는 흐름을 보여준다.

토큰화 실물자산(RWA)과 디파이 역시 제도권 편입 속도를 높이고 있다. 유니스왑(Uniswap)은 규제 대상 토큰화 자산 거래를 위한 ‘허가형 풀’을 도입해, 온체인 검증을 마친 승인 투자자만 유동성 공급과 거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온도 파이낸스(Ondo Finance)는 자회사 오아시스 프로 마켓을 통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미국 금융산업규제기구(FINRA)로부터 토큰화 주식 및 펀드 제공 승인을 받았고, S&P500 및 나스닥100 ETF 토큰을 온도퍼프스 플랫폼의 담보 자산으로 지원한다.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은 월드코인(WLD) 현물 ETF 승인을 위해 SEC에 S-1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는 디지털 자산 시장이 단순 거래를 넘어 전통 금융 상품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주 시장 흐름을 보면 종목별 차별화가 뚜렷했다. 시가총액 상위 토큰 가운데 시바이누(SHIB)는 대형 투자자 매수와 24억 개가 넘는 토큰 소각 영향으로 28.4% 급등하며 가장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반면 코스모스(ATOM)는 5.1%, 폴리곤(POL)은 4.7% 하락했다. 미국 증시는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부담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급등 여파로 약세를 보였다. 나스닥은 2.1%, S&P500은 0.6% 하락했다. 그럼에도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3400만 달러, 이더리움(ETH) 현물 ETF에는 1억400만 달러가 순유입되며 기관 수요는 이어졌다.

결국 이번 주 시장은 비트코인(BTC) 보유 기업의 선택적 매도, 미국의 규제 정비, 대형 기업과 금융기관의 디지털 자산 도입이 동시에 맞물리며 방향성을 형성했다. 가격 조정은 단기 불확실성을 키우지만, 제도권 편입과 활용도 확대는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크립토닷컴(Crypto.com) 리서치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장은 변동성 속에서도 실사용과 제도화가 병행되는 국면에 진입하고 있으며, 향후 디지털 자산의 ‘대중화’ 속도는 기술보다 정책과 인프라 채택 수준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많이 본 기사

지금 꼭 알아야 할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