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된 가운데 비트코인(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자금이 다시 유입됐다. 크립토닷컴(Crypto.com)의 리서치에 따르면 보고서 집계 주간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3억 100만 달러 순유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ETH) 현물 ETF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금융기관의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사업 확대, 온체인 수집품 거래 증가도 주요 흐름으로 제시됐다.
보고서의 시장 대시보드에서 디지털자산 가격 지수는 0.52%, 거래량 지수는 9.76% 하락했다. 반면 변동성 지수는 118.05% 급등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은 각각 2.40%, 3.36% 내렸으며, 이더리움이 주요 자산의 변동성 확대를 주도했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전주 2억 2,900만 달러 순유출에서 ‘순유입 전환’에 성공했다. 이더리움 현물 ETF는 2억 2,100만 달러 순유출을 기록했지만, 유출 규모는 전주의 3억 2,000만 달러보다 줄었다. 가격 약세 속에서도 두 자산을 향한 ETF 투자자들의 자금 배분은 다른 양상을 보였다.
거시경제 환경에서는 기술기업의 인공지능(AI) 투자 부담과 국제유가 상승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S&P 500과 나스닥 종합지수는 주간 기준 각각 0.47%, 0.71% 하락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러셀 2000 지수는 각각 0.41%, 2.00% 상승했다. 메타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수익성 우려 속에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0월 22일 하루 6.72% 떨어졌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주중 4.953%까지 낮아지며 중소형주와 배당주에 일부 우호적인 여건을 제공했다. 반면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113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03달러를 웃돌았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는 변수로 지목됐다.
블록체인 기반 소비 시장에서는 ‘온체인 가챠’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크립토닷컴(Crypto.com)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초부터 10월 24일까지 주요 온체인 가챠 플랫폼의 누적 카드 팩 개봉 거래액은 약 20억 달러에 달했다. 월간 거래액은 6월 3억 900만 달러로 정점을 기록했고, 3분기에는 매월 2억 달러를 넘어섰다. 10월 1일부터 24일까지 거래액도 2억 3,150만 달러로 집계됐다.
온체인 가챠는 일본의 캡슐토이 자판기에서 유래한 무작위 상품 구매 방식을 블록체인 수집품 거래에 적용한 모델이다. 이용자는 등급이 매겨진 포켓몬 카드나 스포츠 카드가 포함된 팩을 구매해 개봉하고, 획득한 카드를 보유하거나 거래한다. 실물로 교환하거나 플랫폼에 되팔 수도 있다. 거래액 점유율은 컬렉터 크립트가 73.7%, 코트야드가 18.8%를 차지했다.
다만 카드 팩 개봉 거래액을 플랫폼 매출이나 이용자의 투자 수익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무작위 보상 구조에 더해 플랫폼 재판매 가격이 일반적으로 표시 가치보다 낮다는 점에서, 구매 비용과 실제 회수 가능한 금액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 분야에서는 미국의 규제 체계 정비가 주요 사안으로 다뤄졌다. 보고서는 미국 통화감독청(OCC)이 지니어스법(GENIUS Act)에 따른 결제용 스테이블코인 규정을 최종 확정했다고 전했다. 적용 대상 발행사는 유통량 이상의 준비자산을 유지하고, 일반적으로 상환 요청을 영업일 기준 2일 이내에 처리해야 한다. 보고서에 제시된 시행 예정일은 2027년 1월 18일이다.
해당 규정은 은행과 요건을 충족한 비은행 발행사의 준비자산 관리, 상환, 수탁 및 규정 준수 기준을 구체화하는 내용이다. 발행사의 내부통제 부담이 커질 수 있지만, 사업 운영 기준이 명확해지면 금융기관의 결제용 스테이블코인 참여를 뒷받침할 여지도 있다.
유럽에서도 제도권 접근성과 사업자 책임을 둘러싼 변화가 소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FINMA)은 개인 투자자가 접근할 수 있는 스위스 최초의 비트코인 ETF를 승인했다.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는 BIT 자산운용의 BBIT는 11월 SIX 스위스 거래소에서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프랑스 금융당국은 탈중앙화 금융(DeFi) 프로토콜에 대한 접근을 지원하는 플랫폼의 보안 점검과 의심 거래 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확정된 의무가 아닌 향후 규제 논의 대상으로 구분된다.
금융기관의 블록체인 활용도 확대됐다. 보고서는 JP모건이 토큰화 펀드 MONY와 JLTXX의 지원 네트워크를 솔라나(SOL)로 확장했다고 전했다. 미국 내 자격을 갖춘 투자자는 모건 머니를 통해 접근할 수 있다. MONY는 미국 국채 기반 수익에 대한 토큰화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JLTXX는 정부 단기금융시장 펀드 상품을 제공한다.
HSBC는 홍콩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레드코인(RCHKD)을 출시하고 페이미(PayMe)의 330만 명 이상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사례로 소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레드코인은 송금과 10만 곳 이상의 가맹점 결제에 활용될 예정이며, HSBC 뱅킹 앱과 토큰화 투자상품을 연결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기존 결제망을 통한 스테이블코인의 이용 범위 확대가 핵심이다.
블랙록은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매니지드 프로텍션 ETF(PBIT)의 출시를 신청한 것으로 보고됐다.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는 대신 IBIT 연계 옵션을 활용해 일부 하락 위험을 제한하려는 구조다. 다만 하락 방어 조건에 따라 상승 수익도 제한될 수 있으며, 출시 신청을 승인이나 거래 개시와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블록체인 인프라와 기술 개발에서는 정책적 확대와 보안 점검이 함께 나타났다. 보고서는 중국이 제15차 5개년 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국가 블록체인 네트워크 구축을 상당 부분 완료하는 목표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무역·금융·제조업·농업 분야의 기술 도입과 표준 강화가 주요 방향으로, 중국 본토의 가상자산 관련 사업 금지 기조와는 구분되는 움직임이다.
이더리움 개발자들은 보안 우려로 10월 26일 예정됐던 후디(Hoodi) 테스트넷의 글램스터담(Glamsterdam) 업그레이드를 취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EIP-8037과 EIP-8038의 가스 계산 변경 과정에서 실패한 작업이 정상적으로 되돌려지지 않을 가능성이 문제로 제기됐다. 보고서 작성 시점에는 새로운 테스트넷 및 메인넷 적용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크립토닷컴(Crypto.com)의 이번 리서치가 제시한 흐름을 종합하면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단기 가격 불안과 금융 서비스의 활용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비트코인 ETF의 자금 유입만으로 시장 전반의 회복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스테이블코인의 결제망 진입과 토큰화 펀드의 네트워크 확장, 온체인 가챠의 거래 증가는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실제 정착 여부는 이용 수요와 규제 이행, 기술적 안정성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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