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경제 위기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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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으로 에너지와 비료 가격이 뛰면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를 포함한 최빈국 경제가 세계 다른 지역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2일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권역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이 지역 45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3%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 예상치 4.5%보다 0.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IMF는 중동 전쟁 여파로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고, 그중에서도 연료와 비료 가격 상승폭이 컸다고 짚었다. 문제는 이 지역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이미 빈곤 확대와 식량 불안 심화 등 사회·경제적 상처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외국 원조 감소와 식품 가격 상승이 겹치면서 취약한 국가일수록 충격을 흡수하기 더 어려운 구조가 됐다는 설명이다.

IMF는 특히 대외 변수에 흔들리기 쉬운 거시경제 여건을 우려했다. 물가가 오르면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같은 양의 원유와 비료를 들여오는 데 더 많은 외화가 필요해진다. 재정 여력이 넉넉하지 않은 국가는 보조금 확대나 긴급 수입 지원 같은 대응에도 한계가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지난 17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IMF 춘계회의에서, 중동 위기가 당장 진정되더라도 세계 경제에는 상당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이 더 악화하면 약 12개국이 추가 지원을 필요로 할 수 있으며, 이들 다수가 아프리카에 있다고 밝혔다. 가난하고 수입 의존도가 높으며 재정 공간이 좁은 나라일수록 인플레이션 충격에 더 취약하다는 진단도 함께 내놨다.

아프리카개발은행(AfDB)도 비슷한 경고를 내놓았다. 이 기관은 최근 발표한 ‘2026 거시경제 성과 및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3개월 이상 이어질 경우 올해 아프리카의 실질 GDP 성장률이 4.3%로, 지난해보다 0.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20일 보도에서, 설령 호르무즈 해협이 계속 열려 있더라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들이 이미 경제·재정적 곤경을 피하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는 IMF 관계자들의 경고를 전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아담 포센 소장은 에너지 가격과 비료 가격 상승, 달러 강세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부담이 고소득 국가보다 개발도상국에 더 크게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 충격도 이미 가시화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동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에서 서아프리카의 시에라리온에 이르기까지 연료 부족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일부 국가는 전력 생산과 운송 부문이 먼저 타격을 받았고, 비료 가격 상승은 농업 생산비를 끌어올려 결국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몽포르 믈라칠라 IMF 아프리카 부국장도 최근 인터뷰에서 원유와 비료 가격 상승이 아프리카 국가들의 총수입액을 늘려 재정에 추가 부담을 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원유를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들, 그중에서도 세입 기반이 약하거나 불안정한 국가들이 더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번 충격은 단순한 유가 상승을 넘어 물가, 재정, 식량, 성장률이 서로 연결된 복합 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IMF가 단기적으로는 충격 완화, 중기적으로는 회복탄력성 강화에 정책 초점을 맞추라고 주문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은 중동 정세가 얼마나 빨리 안정되느냐, 국제 지원이 어느 정도 유지되느냐에 따라 향후 아프리카 최빈국의 경기와 민생 여건을 크게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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