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는 세상의 모든 시간이 있지만, 이란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자들에게도 “나를 재촉하지 말라. 시간 압박을 받는 쪽은 우리가 아니라 그들”이라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자신감의 표현이지만, 그 배경에는 전쟁의 주도권을 둘러싼 치열한 심리전이 깔려 있다. 개전 8주 차에 접어든 이란 전쟁은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며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위협하고 있고, 미국은 해상 봉쇄와 경제 압박으로 맞서고 있다.
“시간은 우리 편” vs “버티면 이긴다”
트럼프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현실은 복잡하다. 이란은 소형 고속정 공격과 기뢰 매설을 통해 해협 통과 비용을 높이고 있으며, 미 국방부는 의회에 기뢰 제거에 최대 6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비대칭 전략으로 ‘버티기 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본다. 퀸시연구소의 모니카 토프트는 “이란은 상대를 완전히 이길 필요가 없다. 전쟁을 지속하기에 너무 비싸게 만들면 된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미국과 장기 대치를 이어왔고, 1980년대 이라크와의 8년 전쟁도 견뎌낸 경험이 있다.
미국 내 여론은 ‘싸늘’
트럼프의 또 다른 청중은 미국 유권자들이다. 백악관은 당초 전쟁이 4~6주 내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현재로선 장기화 가능성이 높다.
CBS·유고브 여론조사에 따르면, 군사 작전이 성공적이었다고 보는 응답은 36%에 불과했고, 전략적으로 성공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25%에 그쳤다. 미군 사망자는 13명으로 과거 대규모 지상전과 비교하면 적지만,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평균 4달러 수준으로 올라 유권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베트남전(18년), 이라크전, 한국전(7년), 2차 세계대전(약 5년) 등을 언급하며 “나는 6주째 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과거 장기전의 기억이 유권자들에게 위안이 될지는 미지수다.
경제 압박이 해법 될까
트럼프는 해상 봉쇄로 이란의 원유 수출을 차단하면 경제가 무너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는 “이란은 사업을 전혀 못 하고 있다”며 압박 효과를 강조했다. 하지만 이란 혁명 지도부가 경제적 번영을 최우선 가치로 삼지 않을 경우, 제재의 실효성은 제한적일 수 있다.
또한 전쟁 전 이란이 핵무기 직전 단계였다는 명확한 공개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이 점은 전쟁의 명분을 둘러싼 논란을 남긴다.
정말 시간 압박이 없나
워싱턴 정가에서는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전쟁을 마무리해야 공화당의 타격을 줄일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최근 선거 패배 가능성을 어느 정도 감수하는 듯한 태도도 보이고 있다.
그는 “당분간 높은 유가를 감수하더라도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결국 “서두르지 말라”는 발언은 단순한 강경 발언을 넘어, 정치적 계산과 심리전이 복합적으로 얽힌 메시지로 보인다.
문제는 시간이 누구 편이냐는 것이다. 이란이 미국의 정치적 피로를 기다리는 전략을 택했다면, 전쟁의 승패는 군사력보다 인내심에서 갈릴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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