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최고경영자는 미국이 인공지능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면 중국의 인공지능 모델을 막는 방식보다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공지능을 둘러싼 미·중 주도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규제로 상대를 묶는 접근만으로는 기술 격차를 벌리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낸 것이다.
29일 연합뉴스가 인용한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28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지식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중국 기업을 겨냥한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효과적인 해법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국가 안보와 산업 경쟁력 차원에서 인공지능을 전략 기술로 보고 있는 만큼, 외부 차단보다 미국 기업들이 실제로 겪는 병목과 제도적 장애물을 체계적으로 찾아내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인공지능 기술과 시장 지배력이 소수 기업에 지나치게 집중되는 위험을 경계했다. 새 모델 출시를 어떤 기준으로 심사할지와 관련해서는 동종기업 평가나 사전 검토가 신중하고 공정하게 이뤄진다면 업계 전반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해관계가 걸린 대형 기업들이 이런 절차를 주도하면 규제 포획(규제 대상이 사실상 규제 과정에 과도한 영향력을 미치는 현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폐쇄형 모델을 앞세워 챗봇 시장을 이끄는 오픈에이아이와 앤트로픽 같은 기업들을 겨냥한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저커버그는 강력한 인공지능 도구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것이 사이버 보안 문제의 정답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기업들이 취약점을 찾아내고 보완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개방형 모델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오픈에이아이 모델과 관련한 해킹 사례를 언급하며, 일부 기업들은 접근이 제한된 폐쇄형 첨단 모델을 활용하기 어려워 문제 해결 과정에서 오픈소스 모델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오픈소스 또는 오픈형 모델은 사용자가 구조를 파악하고 필요에 맞게 조정하거나 자체 장비에서 실행할 수 있는 형태를 뜻한다.
이 같은 발언은 메타가 최신 오픈웨이트 모델인 라마 3.1을 전 세계에 공개한 직후 나왔다. 오픈웨이트는 모델의 가중치가 공개돼 개발자와 기업이 이를 바탕으로 응용하거나 맞춤형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을 말한다. 저커버그는 공개서한에서 오픈소스가 앞으로의 방향이라고 강조하며, 특정 기업이 기술을 독점하는 구조보다 더 널리 활용 가능한 생태계가 혁신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재확인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미국의 인공지능 규제가 안보 통제와 산업 개방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택할지, 또 개방형과 폐쇄형 모델 가운데 어느 쪽이 시장 표준으로 자리 잡을지를 가르는 중요한 변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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