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와 미국이 관세 갈등을 일부 풀기 위한 잠정합의안을 논의하면서, 양국 통상 마찰이 전면 충돌보다 조건부 완화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커졌다.
7일(현지시간) 캐나다 유력 일간 글로브앤드메일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요구를 상당 부분 받아들이는 대신, 미국으로부터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 완화를 적용받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이번 논의는 양국이 단순히 관세율만 조정하는 수준을 넘어, 자동차·주류·공공조달·유제품 시장 접근 문제까지 묶어 협상하는 성격이 강하다. 다시 말해 미국은 시장 개방 확대를 요구하고, 캐나다는 그 대가로 관세 부담을 낮추려는 구도다.
소식통에 따르면 캐나다는 미국산 자동차 등에 매겼던 보복관세를 철회하고, 미국산 주류의 매장 판매를 다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캐나다 각 주 정부 차원에서 시행해온 미국산 제품 조달 제한도 거둬들이고, 유제품 할당, 즉 일정 물량에 대해 수입을 허용하는 쿼터 해석에서도 미국 측 주장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캐나다가 자국 산업 보호 장치를 일부 내주는 대신, 미국의 고율 관세 압박을 낮추려는 현실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
다만 협상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양측 대표단은 서면으로 협상안을 주고받았지만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다. 캐나다 협상 대표인 도미니크 르블랑 대미 무역장관은 전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회담한 뒤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건설적이고 세부적인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런 표현은 협상이 실제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신호로 읽히지만, 세부 조건에서 이견이 남아 있을 가능성도 함께 시사한다.
이번 협상의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관세 압박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캐나다산 제품 대부분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령에 서명했고, 30일 뒤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그 근거로 캐나다의 관세 부과와 미국산 제품 판매 중단 조치 때문에 캐나다의 미국 자동차 수입이 작년 4월부터 1년간 전년 동기 대비 22% 줄었고, 미국 술 수입도 작년 3월부터 1년간 81%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를 자국 산업에 대한 차별로 보고 압박 수위를 높였고, 캐나다는 보복보다는 피해 축소에 무게를 두는 쪽으로 선회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 즉 유에스엠시에이(USMCA) 갱신이 미국의 거부로 이뤄지지 않은 점도 협상력을 흔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기존 무역 질서의 안전판이 약해진 상황에서 미국이 추가 관세를 앞세워 후속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으려 한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북미 통상 질서가 자유무역 확대보다는 상호 양보를 조건으로 한 선별적 시장 개방 방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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