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7일 외국인 매도세와 대외 불안 요인이 겹치면서 하락 마감했고, 코스닥도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이 나오며 6거래일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7.61포인트(0.60%) 내린 6,258.77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68.69포인트(1.09%) 오른 6,365.07로 출발해 한때 6,415.60까지 올랐지만, 시간이 갈수록 상승폭을 반납한 뒤 하락 전환했다. 장중 한때 6,158.73까지 밀리기도 했다. 전날 4.58% 급락해 6,300선 아래로 내려온 데 이어 이틀 연속 약세가 이어진 셈이다.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8천63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고, 개인과 기관이 각각 2천674억원, 5천791억원 순매수하며 낙폭을 일부 떠받쳤다. 다만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는 2천300억원 순매수를 보여 현물과 선물의 방향이 엇갈렸다.
투자 심리를 짓눌렀던 배경으로는 중동 리스크와 미국 증시 약세가 함께 꼽힌다. 간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국제유가가 올랐고, 이는 물가 상승 압력을 다시 키울 수 있다는 경계심으로 이어졌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 등 적대국 소속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검토 중이며, 이 소식이 전해진 뒤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 대비 3.8% 오른 배럴당 82.49달러에 마감했다. 여기에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내린 데다, 한국시간 이날 저녁 발표 예정이던 미국 고용보고서를 앞두고 관망 심리도 짙어졌다. 미국 고용지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지표여서, 위험자산 투자 심리를 쉽게 위축시키는 변수로 인식된다.
국내 증시에서는 특히 반도체와 기술주가 부담을 키웠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인 루빈 울트라에 당초 예상보다 적은 메모리를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SK하이닉스가 크게 흔들렸다. 고대역폭메모리(HBM·인공지능 연산에 쓰이는 고성능 메모리) 비중이 큰 SK하이닉스는 4.88% 내렸고, 미국 증시에서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도 4.97% 하락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0.22% 올라 대형 반도체주 사이에서도 흐름이 갈렸다. 이 밖에 NAVER는 7.08%, 삼성생명은 4.17%, 현대차는 1.12% 내렸다. 반면 포스코퓨처엠은 국내 배터리 업체와 대규모 장기 공급 합의 소식에 5.63% 올랐고, LG에너지솔루션(4.35%), 삼성바이오로직스(2.77%), 한화에어로스페이스(4.08%), 삼성전기(3.99%)도 강세를 보였다.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폴리실리콘과 파생상품에 15% 관세를 부과한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한화솔루션(11.51%), OCI홀딩스(11.68%) 등 국내 태양광 관련주도 반사이익 기대 속에 크게 올랐다. 업종별로는 증권(-2.41%), 건설(-2.07%), 전기전자(-1.29%)가 약세였고, 화학(4.37%)과 헬스케어(4.20%)는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86포인트(0.36%) 내린 798.81로 마감했다. 전날 종가 기준 15거래일 만에 800선을 회복했지만 하루 만에 다시 700대로 내려왔다. 이날 지수는 5.95포인트(0.74%) 오른 807.62로 출발해 814.80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이후 상승분을 반납한 뒤 하락세로 돌아서며 한때 776.60까지 밀렸다. 최근 5거래일 동안 24% 급등한 만큼 단기 수익을 실현하려는 매물이 나온 영향이 컸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천539억원, 1천29억원 순매도했고, 개인은 3천404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지난 3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코스닥시장에서 순매도를 이어갔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레인보우로보틱스(-5.01%), 주성엔지니어링(-4.20%), 원익IPS(-4.64%) 등 기술주가 약세를 보인 반면, 알테오젠(3.92%), 에코프로비엠(4.39%), HLB(5.97%), 에이비엘바이오(3.96%) 등 바이오·이차전지 관련 종목은 올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24조6천950억원,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5조2천42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과 메인마켓 거래대금은 총 12조2천80억원이었다. 당분간 국내 증시는 중동 정세에 따른 국제유가 방향, 미국 고용지표와 금리 전망, 그리고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에 대한 기대가 어떻게 조정되는지에 따라 변동성이 큰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