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이란 압박이 군사 작전보다 제재와 금융 차단으로 옮겨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은 일부 회복됐지만 정상화로 보기는 어렵고, 미국 재무부의 제재 대상에는 디지털 자산 경로도 명시됐다.
AP통신(AP)은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전쟁이 28일 6개월째를 맞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재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이란과의 대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그들과 대화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만남을 찾고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계 은행을 제재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누가 내가 하지 않는다고 했나. 내가 하고 있는지 당신은 모른다. 모든 걸 발표할 필요는 없지 않나”라고 답했다. 공개 발언만 놓고 보면 중국 대형 은행을 직접 제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재무부는 24일 ‘오퍼레이션 이코노믹 아웃캐스트(Operation Economic Outcast)’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란 관련 2차 제재 대상을 넓히면서 △디지털 자산 △기술 △금 △항공 △해운 등 5개 분야를 겨냥했다.
재무부는 이란 정권이 제재 회피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연계 거래에 암호화폐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미국의 대이란 압박이 금융망과 디지털 자산 경로까지 이어진 사례다.
제재 문건에는 중국, 홍콩,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스위스, 유럽 등을 잇는 브로커와 기업, 선박 네트워크가 포함됐다. 다만 중국 대형 금융기관 자체를 직접 명시한 제재는 공개 문건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재무부는 앞서 7일 이란 정권이 의존한 디지털 자산 거래소를 제재한다고 밝혔다. 당시 해외자산통제국은 이란 행위자들이 규제가 약한 디지털 통화 거래 플랫폼을 통해 대규모 디지털 자산을 이전했고, 관련 자금이 IRGC와 정권 연계 인물에게 흘러갔다고 설명했다.
2차 제재는 제재 대상국과 거래한 제3국 기업이나 개인까지 압박하는 방식이다. 직접 거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원유 수입국, 금융기관, 해운업체, 결제망 사업자가 거래 상대와 자금 흐름을 다시 확인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호르무즈 해협 상황도 단정하기 어렵다. 로이터(Reuters)가 인용한 클플러(Kpler) 데이터에서 27일 기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 추적 가능한 상품 운반선은 10척이었다.
이는 전날 8척보다 늘어난 수치지만 10일 이동평균 약 15척에는 못 미쳤다. 로이터는 일부 선박이 위치 발신 장치를 끄고 항행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 지역 원유와 상품 운송의 핵심 통로다. 선박 통항량이 낮게 유지되면 에너지와 해운 비용, 보험료, 결제 리스크가 함께 움직일 수 있어 단순한 지정학 뉴스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은 미국 제재 확대에 반발했다. 린젠(Lin Jian)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국제법 근거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승인 없는 일방 제재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린 대변인은 중국과 이란의 협력은 국제법 틀 안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방해받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미국 공개 문건은 중국·홍콩 관련 네트워크를 겨냥했지만, 중국 대형 은행 직접 제재까지 밝히지는 않았다.
한국 시장에서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데이터가 아직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암호자산 거래망까지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란 연계 거래소, 장외거래, 결제 네트워크를 다루는 사업자는 제재 명단과 거래 상대 확인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복귀보다 경제 압박을 앞세우고 있고, 중국은 제재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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