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 밴스(JD Vance) 미국 부통령이 미·이란 충돌을 '전쟁'으로 부르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행 차질과 국제 유가 불안은 이어지고 있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중동 공급 차질 우려 속에 주간 기준 각각 7.1%, 9.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밴스 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11월 3일 미국 의회 중간선거 전 충돌이 끝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전쟁이라고 부르지 않겠다. 지금은 실제 사격이 없다"고 말했다. 충돌 종료 시점에 대해서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모른다"며, 이란이 상선을 겨냥한 공격을 멈춰야 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AP통신은 밴스 부통령의 발언 뒤에도 이란이 미국의 걸프 동맹국인 쿠웨이트를 공격했고, 미국도 이번 주 이란을 추가 타격했다고 전했다. 밴스 부통령의 표현은 충돌의 강도를 낮춰 설명한 것이지만, 군사 행동 자체는 계속된 셈이다.
정치적 부담도 커졌다. AP통신은 이번 발언이 공화당이 의회 다수 유지에 신경 쓰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나왔다고 짚었다. 백악관은 충돌 초기 수주 안에 끝날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쳤지만, AP통신은 보도 기준 충돌이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미국과 이란의 교전이 7개월째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두 보도는 기간 표현에서 차이가 있지만, 충돌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같은 흐름을 가리킨다.
로이터가 4일 오전 10시 한국시간 기준 제시한 시세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95.67달러, WTI는 91.56달러였다. 주간 상승률은 브렌트유 7.1%, WTI 9.8%로 집계됐다.
유가 상승 배경에는 중동 공급 차질 우려가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 지역 원유가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핵심 통로다. 해협 통행이 줄면 원유 수송 비용과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고, 이는 국제 유가에 반영되기 쉽다.
백악관은 지난달 발표문에서 미군 보호 아래 상선 약 1,500척이 호르무즈를 통과했고, 걸프 지역 원유 수출이 작전 전의 3분의 2 수준까지 회복됐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해협 통제와 에너지 수송 회복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다만 통행량 지표는 백악관 설명과 온도 차가 있다. AP통신은 로이드 리스트 인텔리전스(Lloyd's List Intelligence) 자료를 인용해 지난주 호르무즈 통과 횟수가 102건으로, 그 전주 126건보다 줄었다고 전했다. 전쟁 전에는 하루 130건 이상이었다.
탱커트래커스닷컴(TankerTrackers.com)은 최근 28일 동안 하루 평균 500만 배럴이 해협을 빠져나갔다고 집계했다. 통행은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은 여전히 정상화보다 차질 가능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다.
미국은 군사 압박과 금융 제재도 병행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4일(현지시간) 이란 정부의 '핵심 금융 생명줄'로 지목한 튀르키예 금융기관 골든글로벌 야티림 방카시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군사 충돌과 별개로 이란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려는 압박도 유지되는 흐름이다.
로즈메리 켈라닉(Rosemary Kelanic) 디펜스 프라이어리티스 중동 담당 디렉터는 AP통신에 행정부가 유가 급등을 막기 위해 시장을 '말로 관리'하고 있다고 봤다. 밴스 부통령의 '전쟁이 아니다'라는 표현도 군사 상황뿐 아니라 유가와 선거 부담을 함께 의식한 메시지로 읽힌다.
본지는 앞서 호르무즈 통항 불안이 국제 유가와 에너지 비용을 거쳐 물가, 환율, 위험자산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전쟁 6개월 동안 세계경제가 최악의 침체를 피했지만 유가와 물류 비용 부담은 남았다는 점도 짚은 바 있다.
한국 독자에게 이 사안은 미국 정치권의 표현 논쟁에 그치지 않는다. 호르무즈 통행량과 국제 유가는 국내 에너지 비용과 물가 흐름에도 연결된다. 현재 확인된 지표로는 해협 통행 회복과 공급 차질 우려가 동시에 존재하는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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