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6개월 동안 세계경제는 경기침체와 유가 폭등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지만, 비용 부담은 항공·식량·에너지 소비자에게 옮겨붙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2026년 2월 28일 이란 공격을 시작했다. AP는 전쟁 초기 제기됐던 세계 경기침체 우려가 아직 현실화되지는 않았지만, 세계경제의 여러 부문이 충격을 나눠 받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7월 세계경제전망 업데이트에서 2026년 세계 성장률을 3.0%, 2027년 성장률을 3.4%로 제시했다. IMF는 중동 전쟁에서 비롯된 에너지 충격과 기술 주도 투자 붐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세계경제를 흔들고 있다고 밝혔다.
전쟁은 에너지 가격과 물류 비용을 통해 성장을 누르고, 인공지능(AI) 투자 열기는 금융시장을 떠받치는 구조다. 거시지표만 보면 충격이 흡수된 듯 보이지만, 실제 비용은 산업별로 다르게 남았다는 평가다.
유가는 가장 먼저 움직였다. AP는 브렌트유가 전쟁 전 배럴당 약 72달러에서 한때 거의 120달러까지 올랐고, 이후에도 전쟁 전보다 약 20%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로이터는 2026년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약 90달러로 분석했다. 본지가 앞서 전한 호르무즈 통항 차질과 유가 부담도 같은 흐름 위에 있다.
항공업계 부담도 커졌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6월 보고에서 중동 전쟁 이후 제트유 평균 가격이 전년 대비 70% 높아지고, 항공업계 연료비 부담이 1,000억 달러(약 137조8,000억원) 늘어난다고 밝혔다.
항공사들은 운임과 수하물 요금, 유류할증료를 올렸고 일부 노선을 줄였다. 연료비 비중이 큰 항공업 특성상 유가 상승은 곧바로 노선 수익성과 소비자 비용으로 이어진다.
식량 쪽 충격은 더 늦게 나타난다. 세계은행은 5월 자료에서 비료 가격지수가 2026년 1분기 전분기 대비 12% 넘게 올랐고, 4월에는 2022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요소 가격은 4월 t당 850달러를 넘었고 2월 이후 80% 상승했다. 호르무즈 해협 차질이 에너지 운송에 그치지 않고 비료와 식량 가격으로 번지는 구조다.
반대로 전기차와 청정에너지에는 수요 자극 요인이 생겼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5월 ‘글로벌 전기차 전망 2026’에서 올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가 2,300만 대에 이르고 전체 자동차 판매의 30%에 가까워질 것으로 봤다.
IEA는 중동 전쟁에서 비롯된 에너지 위기가 전기차 정책과 시장 개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석연료 수입 부담이 커질수록 에너지 안보와 운송 전환 논의가 함께 강해지는 흐름이다.
정치적 논란도 뒤따랐다. AP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가족이 방산 계약, 방산 투자, 에너지·방산 주식 보유로 이익을 봤다는 논란을 전했다.
Powerus는 8월 3일 미 공군과 최대 9,000만 달러(약 1,240억원) 규모의 무인항공체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금액은 계약 상한액이며 확정 매출은 아니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미국 상원 합동경제위원회 민주당은 8월 24일 분석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2025년 말 오일·가스 주식 보유 가치가 최대 4,560만 달러(약 628억원)였고, 현재 최대 6,110만 달러(약 842억원)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같은 분석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6년 1~3월 최대 360만 달러(약 50억원)어치를 추가 매수했다고 적었다.
백악관은 AP에 이해충돌이 없다는 입장을 냈고, 1789 Capital도 부정한 연결은 없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이란 전쟁의 경제 효과는 한 방향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금융시장은 AI 투자 열기로 충격을 흡수했지만, 유류비와 비료값은 항공권·물류·식량 비용에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