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금리 4.8%, 이란 압박 언어로 등장

| 김하린 기자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군사 충돌을 넘어 유가와 미 국채금리로 번지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4일 배럴당 91.48달러에 마감했고,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4.8%까지 올랐다.

연합인포맥스는 7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Mohammad Bagher Ghalibaf) 이란 의회 의장이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의 채권시장 발언을 되돌려주는 듯한 글을 잇달아 올렸다고 보도했다. 갈리바프 의장의 최근 발언은 군사 충돌뿐 아니라 미국의 차입 비용을 압박 소재로 삼는 흐름으로도 읽힌다.

베선트 장관은 6월 23일 뉴욕 이코노믹클럽 연설 뒤 질의응답에서 “채권시장은 곡사포보다 더 많은 정부를 무너뜨려 왔다”고 말했다. 두 달여가 지난 뒤 이 발언은 이란 측의 대미 압박 언어로 다시 등장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지난달 23일 트럼프 행정부가 물가를 잡기 위해 냉동육 수입을 늘리려 하자 채권을 거론했다. 그는 “채권은 어떻게 할 건가. 얼어붙은 금리라도 수입할 건가”라고 썼다.

이 발언은 쇠고기 가격을 수입 확대로 낮출 수 있더라도 높은 시장금리가 만든 주택 경기 부진과 생활비 압박까지 같은 방식으로 풀 수 있느냐는 조롱으로 읽힌다. 물가와 금리가 미국 국내 정치의 약한 고리라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엿새 뒤 갈리바프 의장은 베선트 장관을 직접 겨냥했다. 베선트 장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물량을 거론하자 전쟁 비용과 원유 선물시장 손실 주장을 맞세웠다.

갈리바프 의장은 글로벌 프랍 트레이딩 회사 제인스트리트가 유가 하락에 베팅했다가 한 차례 선물 롤오버에서 1억3000만 달러(약 1751억원) 넘게 잃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거짓말쟁이, 국채금리는 불타오르네”라고 썼다.

제인스트리트 손실 주장은 당사자 확인이나 공시로 검증된 내용이 아니다. 다만 갈리바프 의장이 반복해서 겨냥한 숫자는 원유 가격과 미 국채금리였다.

지난 3일에는 원유 선물, 미 10년물 국채금리, 미국 전략비축유(SPR)를 뜻하는 티커를 나란히 적었다. 그는 베선트 장관에게 원유 관련 하락 베팅을 더 하라는 취지의 글을 올리며 줄어드는 SPR 물량도 함께 환기했다.

전략비축유는 미국 정부가 원유 공급 차질과 가격 급등에 대비해 보유하는 비상 재고다. 통상 유가를 낮추려면 공급 확대나 수요 둔화가 필요하지만, 지정학 긴장이 커질 때는 비축유 방출 같은 정책 수단도 시장의 관심을 받는다.

갈리바프 의장의 메시지는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인플레이션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완화 여지를 줄이며, 미 국채금리 상승은 가계와 기업, 정부의 이자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경로를 겨냥한다. 연합인포맥스는 해당 발언들이 유가와 채권금리를 미국 압박의 언어로 삼는 흐름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시장 흐름도 이 구도와 맞물려 있다. WTI 10월 인도분은 지난 4일 배럴당 91.48달러, 브렌트유 11월 인도분은 92.68달러에 마감했다. 한 주 상승률은 각각 약 10%, 7.6%였다.

미국 디젤 평균 가격은 갤런당 5.8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도 최근 4.8%까지 올라 2025년 초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국내 시장에서는 원화 표시 가격을 해석할 때 달러-원 환율과 국제유가 흐름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본지는 앞서 달러-원 환율이 원화 기준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의 달러 가격이 같아도 달러-원 환율이 움직이면 원화 기준 가격은 달라진다.

정치 일정도 압박을 키운다. 최근 입소스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3%에 머물렀고, 생활비 대응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은 71%였다. 미국은 2026년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다.

이란은 앞서도 미국 제재와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제한 속에 경제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인정했다. 이번에는 그 비용의 언어가 군사 충돌보다 유가와 국채금리로 옮겨붙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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