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스의 풋락커 인수에 나이키(NKE) '방긋'… 월가, 최대 수혜주 부각

| 김민준 기자

나이키(NKE)가 딕스 스포팅 굿즈(DKS)의 풋락커(FL) 인수 소식에 가장 큰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약 24억 달러(약 3조 4,500억 원) 규모로 추진되는 이번 인수합병이 나이키의 매출 확장과 브랜드 영향력 강화에 긍정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월가 분석가들은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이번 빅딜을 통해 딕스와 풋락커의 유통 채널이 통합되면서 나이키의 판매 비중이 전체 매출의 30~35%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풋락커는 나이키 제품의 주력 판매처 중 하나고, 딕스 역시 주된 운동화 공급 브랜드로 나이키를 활용하고 있는 만큼, 두 회사의 결합이 나이키의 유통 지형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는 평가다.

제퍼리스 애널리스트들은 거래 성사 전 발표한 보고서에서 “효율적 운영을 강점으로 하는 딕스가 풋락커를 인수하는 구조는 나이키에 유리한 전개이며, 브랜드의 회복 흐름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나이키의 주가가 아직 팬데믹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지금이 매수 적기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UBS는 거래가 마무리되면 나이키의 브랜드 비중이 딕스 전체 매출의 30%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나이키가 양 사의 핵심 파트너로 더욱 밀접하게 연결되며, 유통망 전반에 걸쳐 브랜드 일관성과 가시성을 제고할 발판이 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수는 단순한 매장 확장 차원을 넘어 나이키와 언더아머(UAA) 등 주요 스포츠 브랜드와의 협업 강화를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오펜하이머는 “딕스와 풋락커의 통합은 양사의 유통 역량을 강화함과 동시에 나이키처럼 혁신적인 제품을 보유한 기업들과의 공동 가치 창출 가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나이키는 지난해 부진한 실적과 경영진 교체를 거치며 대대적인 사업 재편에 나섰고, 올해 들어 점차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풋락커의 3월 실적에서 이 회사의 신제품 전략이 소비자에게 긍정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이번 유통 채널 통합이 향후 실적 회복에 속도를 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거래 발표 직후 주가 흐름도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나이키는 2% 가까이 상승하며 기대감을 반영했고, 풋락커는 무려 85% 급등했다. 반면 딕스는 15% 하락했다. 이는 단기적으로 인수 비용과 통합 리스크를 반영한 움직임으로 해석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브랜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성장 전략이라는 점에서 향후 재평가 가능성도 높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