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실적 훈풍에 나스닥 상승…트럼프 관세 판결 여파에 증시는 혼조

| 김민준 기자

미국 증시는 29일(현지시간) 연방 무역 법원의 판결로 일부 트럼프 대통령 부과 관세가 차단됐다는 소식에 장중 상승폭을 반납하며 혼조세를 보였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은 강세를 유지했지만,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하락 전환했다.

이날 가장 강한 주가 상승을 이끈 종목은 엔비디아(NVDA)였다. 엔비디아는 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모두 웃돌았고, 인공지능(AI) 칩에 대한 수요 증가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히며 주가가 크게 올랐다. AI 테마주로 주목받고 있는 C3.ai(AI) 역시 예상보다 호실적을 발표하며 급등했다. 이 기업은 바이커 휴즈(Baker Hughes)와의 계약을 갱신했고 생성형 AI 제품에 대한 수요 확대가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뷰티 업계에서는 E.l.f. 뷰티(ELF)가 실적 서프라이즈와 함께 모델 헤일리 비버가 창업한 로드 스킨케어 회사를 최대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반면, HP(HPQ)는 PC와 프린터 부문에서 부진한 판매를 보이며 시장 예측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공개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관세 부담이 매출에 악영향을 줬다고 언급하며 가이던스도 하향 조정했다. 베스트바이(BBY)도 관세로 인한 비용 부담을 이유로 실적 전망을 낮추었고, 주가는 크게 떨어졌다.

이밖에 스타벅스(SBUX)는 TD 코웬의 투자의견 하향 조정으로 낙폭을 키웠다. 해당 리서치에서는 원가 부담과 이익률 전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상품 시장에서는 유가가 소폭 하락했으며, 금값은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하락했고, 미국 달러는 유로, 파운드, 엔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암호화폐 시장 전반은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이번 관세 판결과 기술주 중심의 호실적 발표가 맞물리며 증시는 일시적으로 상승했지만, 통상 정책과 소비 기업들의 수익 타격 우려는 여전히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당분간 AI 관련 기대감과 지정학적 변수 사이의 변동성이 시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