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8.2% 급등…로보택시 본격화에 기술주 반등 주도

| 김민준 기자

미국 증시는 주초 시장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S&P500은 1% 가까이 오르며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끝냈고,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0.9% 상승했다. 이 같은 반등은 중동 긴장 고조 속에서 이란의 보복이 제한적일 것이란 희망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투자자들은 카타르 미군 기지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이 비교적 조기에 차단됐다는 보도를 주목하며 위험 대응 심리를 다소 완화시킨 모습이다.

한편 테슬라(TSLA)는 이날 주가가 8.2% 급등하며 S&P500 구성 종목 가운데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날부터 텍사스 오스틴에서 테슬라는 자율주행 로보택시 운행을 본격화했다. 일론 머스크(Elon Musk)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시험 운행에 10~20대 모델Y 차량이 투입됐으며, 2026년 말까지 로보택시 운행 규모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Dan Ives) 애널리스트는 로보택시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테슬라의 시가총액을 2026년까지 두 배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는 이날 9.8% 하락하며 S&P500에서 가장 크게 밀렸다. AI 서버 제조사인 이 회사는 20억 달러(약 2조 8,8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 계획을 공개했다. 조달 자금 중 2억 달러는 전환채 발행에 따른 희석을 방어하기 위한 '캡드 콜 거래'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주목할만한 M&A 소식도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대형 은행 뱅크오브뉴욕멜론(BK)이 자산운용 강자인 노던트러스트(NTRS)와의 합병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간 비공식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며, 노던트러스트는 이 보도 후 8% 상승했고 멜론은행은 2.2% 하락했다.

클라우드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하는 아리스타네트웍스(ANET)는 6.6% 급등했다. 에버코어ISI는 메타플랫폼스(META) 등과의 협업 확대에 주목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투자자들이 주로 AI 클라우드에만 주목하는 가운데, 교육기관과 기업 네트워크 중심 ‘캠퍼스 클라우드’ 시장도 실적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에너지 시장에서는 중동 정세 안정 가능성이 제기되며 유가가 하락세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APA와 할리버튼(HAL), 슐럼버거(SLB) 등 에너지 주식들이 나란히 5~8%대 하락을 기록했다.

제약 업체 암젠(AMGN)은 비만 치료 신약 ‘마리타이드’의 임상 2상 결과를 공개했다. 당뇨가 없는 비만 환자군에서 최대 20%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고, 제2형 당뇨 환자에게도 혈당(HbA1c) 수치 개선과 최대 17% 감량을 유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위장 관련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주가는 오히려 5.8% 하락했다. 치료 효과에도 불구하고 GLP-1 계열 치료제 시장 경쟁 과열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시장은 지정학 리스크, 기술주 모멘텀, 그리고 금리 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뚜렷한 반등 흐름을 보였다. 테슬라의 신사업 돌파와 슈퍼마이크로의 자금 조달은 각각 기술주의 희비를 엇갈리게 하며 향후 주가 방향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