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관련 기업 금양의 경영 개선기간이 14일 끝나면서, 회사의 상장 유지 여부를 가르는 심사가 다음 달 말까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라 금양은 오는 23일까지 개선계획 이행 내역서를 제출해야 한다. 서류가 접수되면 거래소는 20영업일 이내인 5월 26일까지 상장공시위원회를 열어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판단의 핵심은 외부 감사인이 2024년에 이어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도 금양에 대해 의견 거절을 냈다는 점이다.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기업의 재무제표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을 때 내리는 조치로, 상장사에는 가장 무거운 경고 가운데 하나로 받아들여진다.
만약 상장공시위원회가 상장폐지를 의결하면 곧바로 시장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먼저 3영업일의 상장폐지 예고기간이 주어지고, 이 과정에서 회사는 통상 법원에 상장폐지 결정 무효 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한다. 법원이 가처분을 받아들이면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상장폐지 절차는 멈춘다. 반대로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 다시 3영업일의 예고기간을 거쳐 최종 상장폐지가 확정되고, 이후 7영업일 동안 정리매매가 진행된다. 정리매매는 투자자들이 상장폐지 전 마지막으로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둔 기간이다.
금양은 1978년 설립된 뒤 발포제와 정밀화학 제품을 만들어온 기업이지만, 2020년대 들어 이차전지 사업으로 빠르게 외연을 넓히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차전지 투자 열풍이 거세던 시기에는 대표적인 관련주로 꼽혔고, 2023년 7월 26일 장중 주가는 19만4천원까지 올라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당시 시가총액도 10조원에 육박했다. 그러나 이후 사업 확장 속도에 비해 자금 조달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장 신뢰가 흔들렸고, 주식거래 정지 직전인 지난해 3월 21일 종가 기준 주가는 9천900원으로 최고가 대비 94.9% 떨어졌다. 시가총액도 6천300억원대로 축소됐다.
특히 자금 조달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커진 점이 투자심리를 약화시켰다. 금양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본사를 둔 투자사 에스케이이에이이비로부터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4천50억원을 투자받겠다고 공시했지만, 투자금 납입일을 8차례 연기하면서 실현 가능성을 둘러싼 의문이 커졌다. 회사는 지난 3월 31일 주주총회에서 국내외 5개 이상 기업과 투자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으나,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결국 이번 심사는 단순히 한 기업의 상장 유지 문제를 넘어, 급격한 신사업 확장과 자금 조달 계획의 신뢰성이 자본시장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보여주는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향후에는 금양이 실질적인 개선 이행 내용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와 법적 대응 여부가 상장 운명을 가를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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