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2026년 1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 기대를 키우면서,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잇달아 올리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강세와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가 맞물리면서 실적 개선 흐름이 예상보다 길고 강하게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14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는 38조5천48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조4천405억원보다 418.09% 늘어난 규모다. 증권사 가운데서는 키움증권이 40조2천810억원, 흥국증권이 40조950억원, KB증권이 40조830억원을 각각 제시하는 등 40조원대 영업이익을 예상한 곳도 적지 않다. 앞서 삼성전자가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반도체 업황 전반에 대한 낙관론이 SK하이닉스 전망에도 힘을 보태는 분위기다.
주가도 이런 기대를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49분 기준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7.21% 오른 111만5천원에 거래되며 52주 최고가인 111만7천원 돌파를 시도했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선제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시장은 단기 실적뿐 아니라 고대역폭메모리, 즉 HBM 같은 고부가 제품의 수요 지속 가능성과 일반 메모리 가격 상승세를 함께 평가하고 있다.
증권가의 목표주가 상향은 이런 구조적 변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보다 각각 42%, 55% 높이면서 목표주가를 170만원에서 190만원으로 올렸다. 그는 빅테크 기업들이 향후 수년간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비용이 아니라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전략 자산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2026년 D램과 낸드 가격이 각각 전년 대비 170%, 190%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서,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순위도 올해 4위에서 내년 3위로 올라설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비슷한 시각을 내놓고 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과 낸드의 평균판매단가, 즉 제품이 실제로 팔리는 평균 가격이 오르면서 올해 전사 영업이익률이 73.2%까지 높아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 2분기부터는 낸드 영업이익률이 HBM을 넘어설 수 있다고 봤고, 목표주가도 15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높였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시장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것은 일시적 현물가격이 아니라 계약 가격이라고 짚으면서, 장기공급계약(LTA)이 가격 하락 폭을 제한하는 안전판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목표주가를 97만원에서 130만원으로 올렸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 역시 메모리 가격 상승과 장기공급계약 가시화를 근거로 목표주가를 16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결국 시장이 주목하는 대목은 실적이 일시적 반등에 그치느냐, 아니면 장기 계약과 인공지능 수요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고수익 국면으로 이어지느냐다. 메모리 산업은 원래 가격 변동성이 큰 업종이지만, 최근에는 대형 고객사들이 물량을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예전보다 업황 하락 속도가 완만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오는 23일 잠정 실적 발표를 계기로 더 구체적으로 확인될 가능성이 있으며, 향후 주가와 투자심리도 실제 실적 수준과 장기 수요 지속 여부에 따라 다시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