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이노베이션이 40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하면서 자회사 신약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회사는 이번 조치가 베리스모 테라퓨틱스의 차세대 카티 치료제 임상 속도를 높이고, 해외 시장에서 기술이전이나 협력 협상에 나설 때 재무적 기반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HLB이노베이션은 2026년 5월 6일 이사회에서 전환사채 발행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전환사채는 일정 조건이 되면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당장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면서도 일반 회사채보다 이자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수단으로 쓰인다. 이번 발행 조건은 표면이자율 0.0%, 만기이자율 2.0%이며 만기일은 2029년 5월 15일이다. 전환가액은 2만5천885원, 납입일은 2027년 5월 15일로 정해졌다.
회사가 자금 사용처로 제시한 분야는 자회사 베리스모 테라퓨틱스의 차세대 카티 치료제 개발이다. 카티는 환자의 면역세포인 T세포를 활용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만드는 세포치료제로, 개발에 성공하면 고부가가치 항암 치료제로 평가받는다. 다만 임상시험은 환자 모집, 생산 공정 구축, 규제 대응 등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어간다. 이런 이유로 바이오 기업들은 기술력뿐 아니라 임상 단계를 안정적으로 이어갈 자금 조달 능력이 기업가치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번 발행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HLB이노베이션이 투자자 전원으로부터 콜옵션을 확보하는 구조를 설계했다는 점이다. 콜옵션은 발행회사나 지정된 주체가 일정 조건 아래 해당 채권을 다시 사들일 수 있는 권리인 매도청구권을 뜻한다. 회사로서는 향후 주가 흐름이나 자금 사정에 따라 전환사채 물량을 조절할 여지를 확보하게 되고, 시장에서는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가능성을 관리하려는 장치로 해석할 수 있다. 전환사채는 자금 조달 유연성이 크지만, 나중에 주식 전환이 늘어나면 주식 수가 많아져 기존 주주 가치에 부담이 될 수 있어서 이런 조건이 투자 판단의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최근 바이오 업계에서는 연구개발 성과 못지않게 자금 조달 방식과 시점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상에서는 후보물질의 임상 진행 상황과 함께 자금 여력, 개발 지속 가능성이 함께 평가된다. HLB이노베이션의 이번 결정도 단순한 운영자금 확보보다는 임상 개발 일정을 앞당기고 협상 주도권을 높이려는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바이오 기업들이 기술개발과 금융 전략을 함께 묶어 시장 신뢰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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