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상장사의 자사주 매매 신고 위반에 대한 제재 기준을 완화하기로 하면서, 주주환원 목적의 자사주 매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미한 초과 거래는 앞으로 제재 대상에서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 8일 시장감시규정 시행세칙 개정을 예고하고, 자기주식매매 신고와 관련한 약식제재금 부과 기준을 손질하겠다고 밝혔다. 자사주 매매는 상장사가 자기 회사 주식을 시장에서 사들이거나 처분하는 거래를 말하는데, 거래소는 그동안 사전에 신고한 수량을 넘겨 거래하면 규정 위반으로 보고 제재금을 부과해 왔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위반 규모가 크지 않은 경우 제재를 면제하는 범위를 넓힌 데 있다. 상장사가 실제로 매매한 자사주 수량이 당초 신청한 물량보다 많더라도, 초과 비율이 50% 미만이면 약식제재금을 물리지 않기로 했다. 또 신청 수량 대비 위반 수량 비율이 50% 이상 80% 미만이더라도, 해당 물량이 당일 전체 거래량의 25%에 못 미치고 위반 수량이 1천주 미만이면 역시 면제 대상이 된다. 결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작고 위반 규모도 작으면 일률적으로 제재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자기주식매매 신고 제도는 상장사가 일반 투자자보다 유리한 정보와 자금력을 바탕으로 자사주를 은밀하게 거래하는 일을 막기 위해 마련된 장치다. 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지키기 위한 규정인 만큼, 위반 정도에 따라 약식제재금이 부과되며 최고액은 200만원이다. 다만 최근에는 배당과 함께 자사주 매입이 대표적인 주주환원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기업들이 기업가치 제고와 투자자 신뢰 회복 차원에서 자사주를 사들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거래소가 이번에 기준을 완화한 것도 이런 시장 변화를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기업의 주주환원 활동은 지원하되, 시장 질서를 크게 해치지 않는 경미한 위반까지 과도하게 제재하지는 않겠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자사주 매입을 활용한 주주환원 정책이 더 활발해지는 방향과 맞물리면서, 규제의 초점도 단순한 형식 위반보다 실제 시장 영향과 투자자 보호 수준을 따지는 쪽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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