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7,000선을 넘어선 뒤 불과 3거래일 만에 8,000선에 바짝 다가섰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이번 급등이 과열만으로 설명되기보다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전망 상향을 뒤늦게 주가가 따라가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1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7.31포인트(3.70%) 오른 7,775.31에 개장했고, 코스닥은 5.16포인트(0.43%) 상승한 1,212.88로 출발했다. 시장이 짧은 기간에 가파르게 오른 배경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대형주가 있다. 인공지능 확산으로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계속 늘면서, 이들 기업의 이익 전망치가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흐름을 실적 재평가라고 부르는데, 기업이 앞으로 벌어들일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 주가도 그에 맞춰 다시 평가받는다는 뜻이다.
리서치센터장들은 공통적으로 적어도 6월에서 7월까지는 반도체 기대감이 시장을 지탱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메리츠증권은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예상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이 금융위기 이후 낮은 구간에 머물러 있어, 지수가 오른 뒤에도 여전히 실적에 비해 비싸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IBK투자증권도 상반기까지는 수출과 실적 개선이 더 반영될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5월 27일로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는 글로벌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 국내 반도체주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상승의 무게가 지나치게 반도체에 쏠려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지적됐다. 한화투자증권은 코스피 8,000선 도달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한국과 미국 모두 반도체 집중 현상이 심해진 만큼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봤다. 단기간 급등 뒤에는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고, 8월 이후에는 경기와 기업 실적의 증가 속도가 둔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여기에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불확실성까지 겹치면 투자심리가 한 차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래서 시장의 다음 관심은 반도체 이후 어디로 자금이 이동하느냐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실적 발표가 지나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업종이나 코스닥으로 순환매가 나타날 가능성을 거론한다. 바이오, 2차전지, 로봇, 자동차, 방산, 조선, 은행 등이 후보로 꼽힌다. 각각 경기 민감도, 업황 반등 기대, 인공지능 관련 수요, 정부의 증시 체질 개선 정책 같은 재료를 갖고 있어서다. 결국 지금 시장은 반도체가 끌고 가는 강세장 성격이 강하지만,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실적 확인과 정책 환경, 해외 정치 일정에 따라 주도 업종이 넓어지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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