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상장규정 개정이 승인되면서 주가 1천원 미만의 이른바 동전주 퇴출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코넥스시장 등 국내 3대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1천원 미만인 종목은 모두 210개로 집계됐다. 코스닥이 141개로 가장 많았고 코스피 43개, 코넥스 26개 순이었다. 이는 전체 상장종목 2천879개의 7.29%에 해당한다. 동전주는 가격 변동폭이 크고 투기성 매매가 몰리기 쉬운 종목으로 분류돼 왔는데, 이번 제도 손질로 시장 내 생존 문턱이 한층 높아지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에서 부실기업을 더 빠르고 엄격하게 걸러내기 위한 상장폐지 제도 개편에 맞춰 한국거래소의 상장규정 개정을 승인했다. 이번 개정에는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 상향, 반기 자본잠식 요건 신설과 함께 동전주 관련 기준이 새로 담겼다. 앞으로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천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다시 주가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회복하지 못하면 최종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 저가주 상태가 일시적이 아니라 구조적 부실의 신호일 수 있다는 판단이 이번 제도 도입의 배경으로 읽힌다.
개정안은 기업들이 형식적으로 주가만 끌어올려 규제를 피하는 길도 좁혔다. 주식병합이나 감자는 주식 수를 줄여 1주당 가격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데, 그동안 일부 기업은 이런 방식으로 동전주 기준을 비껴가려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최근 1년 안에 주식병합이나 감자를 했던 기업은 동전주 관리종목 지정 뒤 90거래일 동안 추가 병합이나 감자를 할 수 없게 된다. 또 관리종목 지정 후 90거래일 동안 10대 1을 넘는 과도한 주식병합이나 감자도 금지된다. 이를 어기면 즉시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새 동전주 규정은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시장은 벌써 반응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동전주를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2월 초 이후 약 3개월 동안 174개사가 주식병합 결정을 공시했다. 이 가운데 2월 초 기준 주가가 1천원 미만이었던 종목은 119개로 전체의 68.4%를 차지했다. 주가가 1천원대였던 종목은 48개, 2천원 이상은 7개였고 5천원 이상 종목은 없었다. 기업들이 제도 시행 전에 외형상 주가를 끌어올려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을 낮추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번 조치는 단순히 저가주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상장 유지 자격이 부족한 기업을 시장에서 신속히 걸러내겠다는 정책 의도가 강하게 반영된 제도 변화로 볼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저가주라는 이유만으로 접근하기보다 기업의 재무상태와 상장 유지 가능성을 더 꼼꼼히 살펴야 할 필요가 커졌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부실기업 퇴출 속도를 높이고 국내 증시의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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