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이 올해 하반기 코스피 예상 범위를 6,600∼9,100포인트로 제시하며, 국내 증시의 상승 동력이 반도체 중심에서 비반도체·비아이티 업종으로 넓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18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안현국 연구원은 2005년부터 2025년까지 21년간 코스피 연간 순이익과 연평균 코스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순이익 예상치 687조원을 반영하면 연평균 코스피는 약 8,000포인트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현재 시장이 기업 실적 개선 기대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는 뜻으로, 단순한 유동성 장세(시중 자금이 몰리며 오르는 장)보다 이익 전망이 지수를 떠받치는 국면이라는 해석에 가깝다.
다만 시장 내부의 매수 주체와 종목 선택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실적에 비해 저평가됐다고 판단한 반도체주를 사들이고 있지만, 외국인과 연기금은 특정 업종 쏠림에 따른 변동성 확대를 경계하며 반도체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안 연구원은 특정 업종으로 자금이 과도하게 몰리면 분산 투자 효과가 약해지고 위험 관리도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3월 미국계 자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0조5천억원, 영국계 자금은 15조9천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특히 미국계 자금은 2025년 10월부터 2026년 3월까지 6개월간 32조8천억원을 순매도했는데, 12개월 누적 기준으로 보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보다도 흐름이 더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황 자체는 여전히 강하다는 평가다. 그는 이번 반도체 상승 국면이 2016년부터 2년간 이어졌던 이른바 서버 사이클보다 속도가 두 배 이상 빠르다고 짚었다. 5월 초까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상승 흐름이 당시 사이클을 넘어섰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다만 이런 급등세가 이미 지수에 크게 반영된 만큼, 하반기에는 반도체가 주도한 대형주 중심 장세에서 개별 종목 장세로 무게중심이 옮겨갈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안 연구원은 반도체 비중이 큰 코스피200 지수는 미·이란 전쟁 저점 이후 회복 속도가 지난해 관세 충격 뒤보다 5배 이상 빨랐지만, 개별 종목 흐름을 더 잘 보여주는 코스피200 동일가중 지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비반도체 종목들의 상승이 아직 과열 단계는 아니라는 뜻으로 읽힌다.
하반기 유망 업종으로는 비반도체와 비아이티 분야가 거론됐다. 안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이후 재건과 설비 투자 수요가 부각될 가능성을 고려하면 산업재 업종이 상대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고 봤다. 산업재는 기계, 조선, 방산처럼 경기와 설비투자 흐름에 민감한 업종을 뜻한다. 그는 특히 조선과 방산의 구조적 성장 가능성, 은행 업종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을 강조했고, 로봇·바이오·이차전지·중국 소비 관련 종목으로도 수급이 순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코스닥 시장에 대해서는 추세적 상승 여부를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코스닥의 상대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는 배당을 꼽았는데, 이는 성장주 중심 시장일수록 금리와 주주환원 매력이 함께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예금 금리가 서서히 오르는 환경에서는 상반기만큼 강한 자금 유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변수다. 위험자산으로 향하던 자금 일부가 다시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분산될 수 있어서다. 결국 하반기 국내 증시는 반도체의 독주가 이어지더라도 시장 전체의 주도력은 점차 다른 업종으로 확산하는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실적이 받쳐주는 비반도체 업종과 배당·재무 안정성이 높은 종목 중심으로 투자 무게가 옮겨가는 형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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