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오르는데도 정작 오른 종목 수는 많지 않은 흐름이 뚜렷해졌다. 지수 상승이 시장 전반의 확산보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형 반도체주에 집중되면서, 체감 시장 온도와 지수 움직임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5일까지 최근 2주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하루 평균 상승 종목은 210개였고, 하락 종목은 596개였다. 직전 2주인 5월 11일부터 22일까지와 비교하면 상승 종목은 297개에서 줄었고, 하락 종목은 485개에서 늘었다. 겉으로는 지수가 강세를 보였지만 실제로는 내리는 종목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이런 현상은 개별 거래일에서도 확인된다. 지난달 27일 코스피는 2.55% 올랐지만 상승 종목은 72개에 그쳤다. 반면 지난달 22일에는 지수 상승률이 0.41%에 불과했는데도 상승 종목은 713개에 달했다. 또 코스피가 1.84% 내린 지난 4일에는 오히려 상승 종목이 400개로 하락 종목 389개보다 많았다. 지수 등락률만으로 시장 전체 분위기를 판단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배경에는 시가총액 상위주의 강한 영향력이 있다. 지난 1일과 2일 코스피는 8,700대와 8,800대에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이틀 연속 새로 썼지만, 전체 835개 종목 가운데 상승 종목은 각각 155개와 252개뿐이었다. 같은 시기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는 각각 13.72%, 14.32% 올랐고, LG전자는 33.96% 뛰었다. 시가총액이 큰 종목이 크게 움직이면 다른 종목이 약세를 보여도 지수 자체는 상승할 수 있는 구조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쏠림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장세를 단순한 투자심리만으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제는 대표 주도주를 넘어 각종 투자상품의 기초자산 역할까지 하고 있어, 주가가 오를수록 코스피 내 비중과 상품 내 중요도가 함께 커지는 자기 강화 구조가 형성된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외 업종이 새 주도주로 올라서려면 주당순이익 전망 상향, 대형주 유동성, 거래대금, 외국인과 기관 수급, 상품화 가능성 같은 조건이 동시에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지수와 개별 종목 체감 성과의 괴리를 더 키우면서, 검증된 대형 반도체주 중심의 장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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