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ETF, 시장 변동성 논란 속 8조원 돌파

| 토큰포스트

국내 반도체 대표주를 두 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 한 달 만에 급속히 몸집을 키우면서 시장 변동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운용업계는 이 상품이 변동성의 주범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임태혁 ETF운용본부장은 2026년 6월 25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진행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최근 증시 불안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탓이라는 해석에 선을 그었다. 지난 5월 27일 상장된 이 상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흐름을 두 배로 따라가도록 설계된 고위험 상품이다. 설정 초기 약 2조4천억원이던 운용 규모는 약 8조원으로 불어나며 시장의 관심을 빠르게 끌어모았다. 임 본부장은 최근 코스피에서 두 종목의 영향력이 워낙 큰 데다 반도체 업황 기대와 변동성 확대가 겹치면서 자금이 집중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논란의 핵심은 이런 상품이 주가 등락을 더 키우는지 여부다. 금융감독당국은 투자자 보호 장치 보완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운용 현장에서는 실제 매매 패턴을 다르게 본다. 임 본부장은 레버리지 투자자들이 대체로 시장이 급락할 때 매수하고 반등하면 이익을 실현하는 경향이 있어, 하락 국면에서는 방어 효과를, 상승 국면에서는 과열을 다소 식히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삼성증권 앱 기준으로 6월 24일 현재 해당 단일종목 레버리지 보유자 가운데 수익 구간 투자자가 61%, 손실 구간 투자자가 39%로 집계됐다고 소개했다. 다만 이는 당시 보유자 기준으로, 이미 매도한 투자자 손익은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다만 상품 구조상 위험성이 큰 점은 분명하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기초자산이 한 종목이어서 일반 지수형 레버리지보다 가격 변동이 훨씬 크다. 운용사는 목표 수익률 배수를 맞추기 위해 리밸런싱 매매(기초자산 비중을 다시 맞추는 거래)를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도록 세심하게 대응해야 한다. 임 본부장도 장기 투자용으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모든 레버리지 상품은 짧은 기간에 방향성을 보고 대응하는 용도로 접근해야 하며, 급락이나 급등 같은 뚜렷한 국면에서 신중하게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레버리지 ETF가 하루 단위 수익률을 기준으로 설계돼 장기 보유 시 기대와 다른 성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은 한국 ETF 시장이 훨씬 커지고 개인 투자자 영향력이 커진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임 본부장은 2013년만 해도 ETF 시장은 기관 중심이었고 개인 비중이 10%도 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이후 이른바 동학개미와 서학개미 흐름, 퇴직연금 자금 유입 등이 겹치며 시장 구조가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 순자산은 2025년 10월 100조원을 넘긴 뒤 약 7개월 만에 200조원으로 커졌다. 그는 미국의 ETF 운용 규모가 주식 시가총액 대비 20%대인 반면 한국은 아직 10%에 못 미친다며 성장 여력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ETF 시장 확대와 함께 투자자 보호 규제, 교육 의무, 고위험 상품 접근 기준을 둘러싼 논의를 더 본격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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