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최근 큰 폭으로 밀린 코스피에 대해 바닥권에 가까워졌다는 판단을 내놓으면서도, 실적 둔화 가능성을 반영해 하방 시나리오는 더 낮춰 잡았다. 지수의 추가 급락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되, 현재 조정이 전면적인 약세장으로 이어질 단계는 아니라는 진단이다.
21일(현지시간)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최근 발간한 ‘한국 시장 전략’ 보고서에서 코스피 목표치를 9,000으로 유지했다. 다만 향후 3~6개월 예상 범위는 6,000~9,000으로 제시했다. 지난달 23일 제시했던 기존 시나리오와 비교하면 기본 목표치는 그대로지만, 약세장 목표치는 6,500에서 6,000으로 낮아졌다. 이는 국내 기업 이익 증가세가 예상보다 더 둔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조정으로 읽힌다.
이번 하락장에서 가장 큰 충격은 반도체 업종에서 나왔다. 모건스탠리는 이달 들어 코스피가 18% 하락하는 동안 반도체 종목들이 코스피 시가총액 감소분의 약 70%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한국 증시에서 반도체 비중이 워낙 큰 만큼, 관련 종목의 낙폭이 지수 전체를 끌어내리는 구조가 다시 확인된 셈이다. 그럼에도 모건스탠리는 현재 조정이 깊기는 하지만 기술적으로 전형적인 약세장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여러 지표가 지수 저점 근접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배경에는 가격 매력과 불확실성이 함께 놓여 있다. 모건스탠리는 코스피와 반도체 종목의 12개월 선행 밸류에이션, 즉 앞으로 1년 실적 전망을 기준으로 한 주가 수준이 과거 저점에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반면 인공지능 투자 흐름,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의 자본지출, 반도체 공급 여건을 둘러싼 변수는 여전히 크다고 봤다. 싸 보인다고 해서 곧바로 반등이 보장되는 국면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런 이유로 성장주와 경기 방어 성격의 종목을 함께 담는 ‘바벨 전략’을 유지하라고 권고했다.
업종별로는 통신서비스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고, 은행을 최선호 업종으로 꼽았다. 정보기술, 산업재, 헬스케어는 그다음 선호 업종으로 분류했다. 특히 산업재 안에서는 방위산업을 가장 유망하게 봤고, 조선과 발전, 원전 포함, 해외 건설도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변동성은 이어지더라도, 실적 방어력이 있거나 정책 수혜 가능성이 큰 업종으로 시장의 관심이 분산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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