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0억달러 미 국채 차환, 장기물 발행은 동결

| 정민석 기자

미국 재무부가 1,250억 달러(약 178조원) 규모의 분기 차환 국채를 발행하면서 중장기 국채 입찰 규모는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늘어난 차입 수요는 단기 재정증권(T-bill)과 현금관리증권(CMB)을 조절해 흡수한다.

미국 재무부는 5일(현지시간) 분기 차환 발표에서 2026년 8월 15일 만기가 돌아오는 민간 보유 국채 963억 달러(약 137조원)를 차환하고 민간 투자자로부터 약 287억 달러(약 41조원)의 신규 자금을 조달한다고 밝혔다. 발행액은 △3년물 580억 달러(약 83조원) △10년물 420억 달러(약 60조원) △30년물 250억 달러(약 36조원)다.

재무부는 현재 입찰 규모가 재정 전망과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개시장운영계정(SOMA) 포트폴리오 변화에 대응하기에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명목 쿠폰채와 2년 변동금리채(FRN) 입찰 규모도 최소 몇 분기 동안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8~10월 명목 국채 입찰 규모는 5~7월과 같은 수준으로 제시됐다. 2년물은 월 690억 달러(약 98조원), 3년물은 580억 달러, 5년물은 700억 달러(약 100조원), 7년물은 440억 달러(약 63조원)다.

10년물은 8월 420억 달러를 신규 발행하고 9월과 10월에는 각각 390억 달러(약 56조원)를 재개방한다. 30년물은 8월 250억 달러를 발행한 뒤 9월과 10월에 각각 220억 달러(약 31조원)를 재개방한다.

단기 재정증권은 만기가 1년 이하인 미국 국채이며, 쿠폰채는 정기적으로 이자를 지급하는 중장기 국채다. 현금관리증권은 재무부가 일시적인 현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발행하는 단기 증권이다.

재무부는 계절적이거나 예상 밖의 차입 수요가 생기면 정기 단기채 입찰 규모와 현금관리증권 발행을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9월에는 법인세와 비원천징수 세수 유입을 반영해 단기물 입찰을 줄일 수 있으며, 10월에는 계절적 재정 지출에 맞춰 단기채 전 구간의 입찰 규모를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해 11월 재무부 시장 콘퍼런스에서 “장기 명목 국채는 점진적으로 조정해야 하며, 단기 재정증권은 계절적·단기적·예상 밖의 차입 수요를 흡수하는 장치”라고 말했다. 그는 머니마켓펀드와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단기채의 주요 투자자로 꼽았다.

재무부가 앞서 공개한 2026년 7~9월 민간 보유 순시장성 차입 예상액은 7,390억 달러(약 1,055조원)다. 5월 발표보다 680억 달러(약 97조원) 늘었으며, 10~12월 차입 예상액은 6,280억 달러(약 896조원)로 제시됐다.

미국 재무부 차입자문위원회(TBAC) 회의록에는 현재 발행 규모로 2026회계연도 남은 기간의 예상 차입 수요를 충당할 수 있다는 프라이머리 딜러들의 공감대가 담겼다. 다만 딜러들은 명목 쿠폰채 입찰 규모가 2027년 중 늘어날 가능성을 대체로 예상했다.

금리 환경은 부담 요인으로 남았다. TBAC 보고서에 제시된 10년물과 2년물 국채금리는 각각 약 4.6%와 4.2%로, 연준의 기준금리 목표 범위인 3.50~3.75%를 웃돌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재무부 발표 뒤 채권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장기 국채 시장의 반응도 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장기물 입찰 규모가 유지된다는 방침이 시장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결과로 풀이된다.

국채의 만기 구조는 달러 유동성과 담보 수요를 통해 크립토 시장과 연결된다. 단기채는 머니마켓펀드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운용 자산으로 활용하며, 미국과 영국도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의 1대1 원칙을 맞추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단기채 비중이 커지면 만기가 자주 돌아와 차환 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 재무부는 향후 구조적 수요와 발행 만기별 비용·위험을 살펴 명목 쿠폰채와 변동금리채의 발행 규모 변경 여부를 계속 평가할 예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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