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급등에 따른 증권사 단기 자금 조달 170% 증가

| 토큰포스트

올해 국내 증시 거래가 급증하면서 증권사들의 단기 자금 조달 규모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가 크게 늘어난 데다 주식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결제에 필요한 자금 부담도 커져, 증권사들이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 발행을 통해 운영자금을 빠르게 확보한 결과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 4일까지 단기차입금 증가 또는 차입 한도 확대를 결정했다고 공시한 증권사는 대신증권, DB증권, 삼성증권, LS증권, 유안타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키움증권, 한양증권, 현대차증권 등 9곳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유안타증권과 키움증권 2곳뿐이었다. 단기차입금은 증권사가 영업 과정에서 짧은 기간 빌려 쓰는 돈으로,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 콜머니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실제 발행 규모도 가파르게 늘었다.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 7일까지 국내 증권사들의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 누적 발행액은 723조8천853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 267조7천175억원과 비교하면 170.4% 증가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증가분 대부분은 전자단기사채가 이끌었다. 전자단기사채 발행액은 지난해 244조5천966억원에서 올해 666조8천244억원으로 172.6% 늘었다. 전자단기사채는 보통 만기가 5일 이하인 초단기물로, 자금이 며칠 단위로 급하게 필요한 경우 주로 활용된다. 반면 기업어음은 통상 만기가 3개월을 넘기는 경우가 많아, 이번 조달 확대가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운전자금 수요에 집중됐다는 뜻으로 읽힌다.

배경은 분명하다. 우선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융자가 크게 늘었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주식 매수 자금을 빌려주는 구조여서, 융자 잔고가 커질수록 증권사가 먼저 마련해야 하는 돈도 많아진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해 말 27조2천865억원에서 6월 24일 38조6천328억원까지 확대됐다가 최근에는 28조7천940억원으로 내려왔다. 여기에 거래대금 증가도 영향을 줬다. 투자자 주문이 몰리면 증권사는 거래소에 거래증거금과 결제 자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 거래증거금은 고객 거래가 결제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 증권사가 자기 자금으로 미리 예치하는 돈인데, 시장이 과열될수록 이 부담도 같이 커진다. 실제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 발행은 증시 거래가 특히 활발했던 5월과 6월에 집중됐고, 7월 들어 거래가 다소 진정되자 발행액도 큰 폭으로 줄었다.

증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의 증가 폭이 가장 컸다.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기업어음·전자단기사채 발행액은 322조9천468억원으로 1년 전 93조9천300억원보다 243.8% 늘었다. 특히 전자단기사채 발행액은 91조9천300억원에서 317조8천440억원으로 증가해 전체 증권사 증가액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전년 동기보다 43조4천100억원, NH투자증권은 23조5천310억원, 하나증권과 키움증권은 각각 21조6천억원, 21조원 늘었다. 증권사들이 이렇게 단기 차입을 확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자금 압박 때문만은 아니다. 거래대금이 늘면 위탁매매 수수료, 즉 브로커리지 수익도 함께 증가해 자금 조달 비용을 감수할 유인이 커진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올해 2분기 일평균 약정대금이 28조6천500억원으로 1분기보다 55.0% 늘었고,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도 4천524억원으로 44.2%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현재로선 증권사 유동성 위험이 당장 크다고 보지 않는 분위기다. 주요 증권사 실적이 양호하고,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도 시장에서 비교적 원활하게 소화되고 있어서다. 다만 조달 만기가 짧아졌다는 점은 분명한 부담 요인이다. 만기가 짧은 자금은 계속 새로 차입해 갚아야 하는데, 이른바 차환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기업어음 91일물 금리는 6월 1일 연 3.05%에서 8월 7일 3.15%로 두 달 사이 10bp(1bp는 0.01%포인트) 올랐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증시 거래 열기와 단기금리 방향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거래가 계속 활발하면 증권사들의 단기 조달 수요도 다시 늘 수 있지만, 반대로 시장이 경색되거나 금리가 더 오르면 단기 자금 의존도가 높은 증권사일수록 비용과 차환 부담이 빠르게 커질 수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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