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이 빅테크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2028년까지 이어지면서 D램 수요 증가율이 생산량 증가율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AI 투자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는 분석이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1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대규모 수주잔고와 현금 보유를 근거로 2028년까지는 설비투자(Capex) 규모 유지에 무리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북미 하이퍼스케일러가 AI 수요에 대응해 2028년까지 투자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이퍼스케일러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운영하는 기업을 뜻한다. 이들의 설비투자는 서버와 데이터센터 구축을 거쳐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 수요로 이어진다.
김 연구원은 대표 빅테크 기업들이 각사 클라우드 매출액의 4배가 넘는 수주잔고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외형 성장과 이익률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했다.
영업현금흐름도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봤다. 잉여현금흐름 순유출 규모와 순부채 부담이 시장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AI 설비투자를 이어갈 재무 여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D램 수요 성장률은 2026년 27.8%에 이어 2027년 27.6%를 기록할 것으로 제시됐다. 사상 최대 수준의 증설이 이뤄지더라도 생산량 증가율은 2027년 24.4%, 2028년 24.0%에 그쳐 수요 증가율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다.
D램은 서버와 AI 연산 장비에 쓰이는 핵심 메모리다. HBM 역시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제품이어서 AI 인프라 투자와 국내 메모리 업황을 잇는 연결고리로 꼽힌다.
낸드 메모리는 D램과 다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미래에셋증권은 낸드 수요 성장률이 2026년 19.4%에서 2027년 16.0%로 둔화하고 생산량 증가율이 수요 증가율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 증가가 수요를 앞서면 낸드 가격은 내년 3분기부터 하락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D램 중심의 수급 개선이 전체 메모리 제품에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번 전망은 최근 국내 반도체주를 둘러싼 AI 투자 논쟁과 맞물린다. AI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가 한국 증시 조정 요인으로 거론된 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빅테크의 투자 지속성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AI 인프라 투자가 유지되면 D램과 HBM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지만 투자 집행이 늦어지면 메모리 기업의 실적 기대도 낮아질 수 있다. 실제 업황은 빅테크의 설비투자 집행 속도와 제품별 수급에 따라 달라지는 구조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37만원으로 유지했다. 김 연구원은 “차익 실현과 수급 부담으로 주가는 고점 대비 크게 하락했으나, 영업 환경과 산업 전망에는 유의미한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확대 여지도 함께 제시했다. 다만 이는 미래에셋증권이 보고서에서 내놓은 분석으로, 실제 환원 규모는 향후 현금흐름과 회사의 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SK하이닉스 목표주가도 280만원으로 유지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까지 더해진다면 기업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전망대로라면 D램 수요 증가율은 적어도 2027년까지 생산량 증가율을 웃돌게 된다. 낸드 가격은 내년 3분기부터 하락할 수 있어 향후 메모리 업황은 제품별 수급 흐름에 따라 엇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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