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0억달러 국채 차환, 미 재무부 향후 입찰 조정 검토

| 류하진 기자

미 재무부가 1250억 달러(약 177조원) 규모의 국채 입찰을 기존 수준으로 유지하면서도 향후 발행 규모를 조정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장기 국채 발행 축소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문구 변화가 국채 수급과 장기금리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미 재무부는 5일 분기 차환 발표에서 8월 15일 만기가 돌아오는 민간 보유 국채 963억 달러(약 136조원)를 차환한다고 밝혔다. 이번 발행으로 민간 투자자에게서 새로 조달하는 현금은 287억 달러(약 40조6000억원)다.

발행액은 △3년물 580억 달러(약 82조원) △10년물 420억 달러(약 59조3000억원) △30년물 250억 달러(약 35조3000억원)다. 3년물은 11일, 10년물은 12일, 30년물은 13일 각각 입찰하며 결제일은 17일이다.

분기 차환은 재무부가 만기를 맞은 국채를 상환하고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새 국채의 발행 규모와 만기 구성을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절차다. 만기별 공급량이 달라지면 해당 구간의 국채 가격과 금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발행액보다 향후 계획을 설명한 표현에 있다. 재무부는 명목 쿠폰채와 변동금리부채 입찰 규모를 앞으로 몇 분기 동안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입찰 규모의 ‘잠재적 변화’를 계속 검토하겠다고 했다. 직전 5월 발표에서 사용한 ‘잠재적 증가’보다 확대와 축소를 모두 포괄할 수 있는 표현이다.

다만 재무부가 20년물이나 30년물 발행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은 아니다. 재무부 차입자문위원회(TBAC)도 명목 쿠폰채와 변동금리부채, 물가연동국채의 입찰 규모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라고 만장일치로 권고했다.

국채 만기 구조는 전체 조달액이 같더라도 금리 구간별 수급을 바꿀 수 있다. 통상 장기물 공급이 줄면 장기금리의 공급 부담은 낮아질 수 있지만, 필요한 자금을 단기물이나 중기물로 조달하면 부담이 다른 만기 구간으로 옮겨간다.

재정 조달 수요는 계속 남아 있다. TBAC 회의록은 현재 발행 규모가 2026회계연도 필요 자금을 충당하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주요 딜러들의 중간 전망은 현재 쿠폰채 발행 규모와 민간 보유 단기국채 공급을 전제로 2027~2028회계연도에 1조4500억 달러(약 2049조원)의 자금 부족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향후 차입 수요가 커지면 재무부가 만기별 발행 구조를 다시 검토해야 하는 배경이 된다.

금리 수준도 발행 전략을 둘러싼 부담으로 꼽힌다. TBAC 보고서는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약 4.6%, 2년물 금리가 약 4.2%로 올랐다고 밝혔다.

두 금리는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인 3.50~3.75%를 웃돌았다. 위원회는 미국 위험자산이 높은 금리에도 버텼지만 시장 참가자들이 금리 인하보다 추가 인상 가능성을 더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국채 수급과 장기금리는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등 암호화폐에도 연결된다. 위험자산의 평가에 영향을 주는 달러 유동성과 할인율이 국채 금리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장기물 공급이 실제로 줄어들 경우 장기금리의 공급 압력이 낮아질 여지가 있다. 다만 발행 부담이 단기물이나 중기물로 이동하면 달러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도 만기별 수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재무부는 9월 말 현금 잔액을 9500억 달러(약 1342조원)로 가정했다. 다음 분기 차환 발표는 11월 4일 이뤄질 예정이다.

검증 출처: 미 재무부 분기 차환 발표, 미 재무부 TBAC 회의록, 미 재무부 TBAC 보고서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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