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내 증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대형주 강세에 힘입어 코스피와 코스닥이 나란히 올랐다. 미국 물가 지표 발표를 앞둔 경계심이 남아 있었지만,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가 더 크게 작용하면서 시장 전반의 매수 심리를 끌어올린 모습이다.
코스피는 이날 전장보다 233.51포인트(3.68%) 오른 6,579.04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최근 3일 누적 상승률은 5.1%다. 지수는 92.97포인트(1.47%) 오른 6,438.50으로 출발한 뒤 장중 오름폭을 넓혔고, 오전 11시 57분에는 프로그램 매수 호가 효력을 5분간 멈추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급격한 가격 변동 때 시장 과열을 잠시 진정시키기 위한 장치다. 이후에도 매수세가 이어지며 장중 한때 6,668.43까지 오르기도 했다.
수급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8천429억원, 기관은 5천277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3조1천912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는 개인이 2천748억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천146억원, 1천225억원 순매도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장보다 0.3원 내린 1,415.7원을 나타냈다.
종목별로는 반도체 대표주가 시장 분위기를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6.68%, SK하이닉스는 5.54% 올랐고, 두 종목은 외국인 순매수 1위와 2위에 나란히 올랐다. 기관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순으로 가장 많이 사들였다. SK스퀘어(8.36%), 삼성전기(5.78%), 삼성생명(4.49%)도 함께 오르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5.92%), 제조(4.53%), 기계·장비(2.01%), 건설(1.94%)이 강했고, 제약(-3.53%), 음식료·담배(-2.07%), 부동산(-1.31%)은 내렸다. 전체 종목 수로 보면 오른 종목이 380개, 내린 종목이 477개로 더 많았는데, 시가총액이 큰 반도체주가 지수를 강하게 밀어 올린 결과로 볼 수 있다.
코스닥은 초반 약세를 딛고 전장보다 1.07포인트(0.12%) 오른 858.91에 마감했다. 코스닥도 3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이 기간 누적 상승률은 7.52%다. 지수는 854.85로 출발해 장 초반 2% 넘게 밀리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코스피 반등 흐름에 맞춰 상승 전환했다. 코스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천607억원, 1천476억원 순매도했고, 개인이 3천149억원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 알테오젠(-3.05%), HLB(-0.83%), 에이비엘바이오(-2.58%), 삼천당제약(-2.87%) 등 바이오주는 전반적으로 약세였지만, 주성엔지니어링(7.14%), 원익IPS(6.49%), 이오테크닉스(4.61%) 등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은 강세를 보였다. 레인보우로보틱스(2.08%)와 로보티즈(1.64%)도 올랐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인공지능 관련 설비 투자 확대 신호가 국내 반도체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반도체 쏠림만 있었던 것은 아니라며 화장품, 전력기기, 방산 업종도 함께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미국 코어위브의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12% 늘었고, 슈퍼마이크로컴퓨터가 2027 회계연도 매출 전망을 시장 예상보다 높게 제시한 점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날 밤 발표될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향후 금리 경로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CPI 상승세가 둔화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아질 수 있지만, 미국과 이란 간 협상 난항,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불확실성, 국제유가 상승 등은 여전히 증시 상단을 제한할 요인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반도체와 인공지능 관련 업종 중심의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 물가와 중동 정세 같은 대외 변수가 변동성을 다시 키울 가능성도 함께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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