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기기주가 8월 들어 산일전기를 중심으로 동반 반등했다. 산일전기($062040)는 이달 32.05% 올랐고 효성중공업($298040)·HD현대일렉트릭($267260)·LS일렉트릭($010120)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산일전기는 12일 2.38% 오른 18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효성중공업은 19.65%, HD현대일렉트릭은 14.33%, LS일렉트릭은 12.82% 상승했다.
전력기기주를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도 함께 올랐다. 'RISE AI전력인프라'는 21.32% 상승했고 'KODEX AI전력핵심설비'는 19.82%, 'HANARO 전력설비투자'는 19.78%, 'TIGER 코리아AI전력기기TOP3플러스'는 18.14% 올랐다.
전력기기주는 지난 5월 고점을 형성한 뒤 지난달까지 약세를 보였다. 변압기 수출 둔화 우려와 글로벌 빅테크의 인공지능(AI) 투자 축소 가능성이 겹치며 업황 정점 통과 우려가 제기됐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를 추종하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기존 투자금 이탈이 부담으로 거론된 점도 주가 조정의 배경으로 꼽혔다. 전력기기주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와 맞물려 주목받았던 만큼 반도체·AI 투자 심리 변화에도 영향을 받았다.
흐름은 2분기 실적 발표 뒤 바뀌었다. HD현대일렉트릭의 2분기 신규 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44.6% 늘었고 효성중공업의 신규 수주는 51% 증가했다.
LS일렉트릭과 산일전기는 분기 최대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수주 증가가 확인되면서 전력기기 업체들의 연간 수주 가이던스도 상향 조정됐다.
초고압 변압기는 발전소와 송전망, 대형 전력 수요처를 잇는 핵심 설비다. 데이터센터는 안정적인 대용량 전력이 필요해 변압기와 차단기, 배전 설비 수요와 직접 맞닿아 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에 잘하고 있던 사업들의 개선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신규 시장에서의 공급 확대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북미 초고압 변압기 사업에 더해 데이터센터용 제품 공급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장 연구원은 "데이터센터용 제품 공급 계약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LS일렉트릭에 이어 HD현대일렉트릭과 산일전기도 데이터센터용 제품 공급 초도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이 수주 기대를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전력망 투자 수요를 전력기기 수요의 근거로 제시했다. 미국 유틸리티 업체들의 지난해 신규 계통연계 신청량은 약 564기가와트(GW)로 미국 전체 발전량 1400GW의 40%에 가까운 수준으로 제시됐다.
계통연계는 발전 설비를 전력망에 연결하는 절차다. 신청량이 늘어도 실제 전력망 연결까지는 설비 투자와 인허가, 공급 여력이 필요해 전력기기 수요로 이어지는 시차가 생긴다.
김태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계통연계에 성공한 용량은 52GW로 2028년 신청분 소화를 위해 공급이 10배 이상 확대될 필요가 있다"며 "실질적인 전력기기 수요는 최소 2030년까지 견조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가 반등이 곧 업황 개선 확정을 뜻하지는 않는다. 이번 반등은 2분기 수주 증가와 데이터센터용 제품 계약 확대가 확인된 데 따른 시장 반응으로, 실제 납품과 수익성 반영 여부는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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